신영주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기고] 신영주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목민심서(牧民心書)'에는 '복(福)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德)은 자신을 낮춰 겸손한 데서 생기고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긴다'라는 글귀가 있다.

지난해에는 오랫동안 관행이라는 가면을 쓰고 사회에 숨어 있었던 다양한 방식의 차별과 불평등, 불공정한 사례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미투(Me Too) 운동을 비롯해 부유층의 갑질 사건, 채용 비리와 입시 비리 사건들이 그러했다. 매스컴을 통해 다양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생겼지만 나 스스로도 모든 일에 늘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는지를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공직자는 국민이 기대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청렴을 요구하고 필요로 한다. 아무리 정중한 태도, 친절한 말투라 할지라도 단 한 번의 잘못된 행동은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청렴의 정도는 윤리적 행동에 따라 업무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 모든 민원인을 공정하게 대우하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각종 지침과 법령을 통해 객관적으로 민원 업무를 판단하고, 사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금전 등을 제공하려는 민원인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공직자의 청렴도를 결정짓고, 공공기관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올해 국제 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3점 상승한 57점(100점 만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국가 순위로는 180개국 중 45위로 전년 대비 6단계가 상승했다. 현 정부의 적극적인 반부패 정책 추진으로 부패인식지수가 상당 부분 개선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2위인 것을 고려하면 경제 규모에 비해 우리나라 청렴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공무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 중 하나인 핀란드의 공무원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공무원이 찬 맥주와 따뜻한 샌드위치를 대접받게 되면 청렴성이 위협받는다는 뜻으로, 핀란드 공직자의 윤리 기준을 보여주는 말이다.

핀란드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하게 정치 발전을 하는 중에 부패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접근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고 결국 핀란드는 모든 것이 공개되는 투명한 나라, 깨끗한 것이 힘이 되는 나라, 작지만 강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가 핀란드의 청렴 사례를 모델로 삼는다면 우리가 앞으로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백히 알 수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국가청렴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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