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농작물 피해 1631건
이달 들어 괴산·단양 피해 커
화상병 확진·의심 면적 90㏊
폭염 이어진 6∼7일 신고 없어

충북지역 농민들이 과수화상병에 이어 야생 동물들에 의한 피해가 커져 울상이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1∼6월 접수된 야생동물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1631건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음성 380건, 제천 250건, 청주 198건, 충주 189건, 영동 143건, 단양 124건 등이다.
이달에도 멧돼지·고라니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괴산에서는 멧돼지가 옥수수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신고가 이달 들어서만 20여건 접수됐다.

옥수수 수확 시기여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산지가 많은 단양지역에서는 특수작물 수확 후 콩 파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멧비둘기가 콩을 하나하나 파먹고 있어 농민들이 울화를 터뜨리고 있다.

도 관계자는 "유해 야생동물 피해는 도내 전역에서 발생하지만, 이달 들어 괴산·단양지역의 피해가 다소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작물을 뽑아놓거나 밭을 망가뜨리는 유해 야생동물 피해가 되풀이되자 충북도는 시·군별로 구성된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11개 시·군별로 30명 안팎으로 구성된 피해방지단은 유해 야생동물이 출몰하거나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출동한다.

도는 피해방지단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포획보상금과 실탄 구매비, 유류비, 보험료 등 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방지단은 올해 상반기 3310회의 신고를 받고 출동, 멧돼지 1168마리와 고라니 1만5495마리, 까치 28마리 등 1만8671마리의 유해 야생동물을 포획했다.

도 관계자는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유해 야생동물 퇴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24일 충주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공식 확인된 이후 46일 만인 이날 충북 지역의 확진·의심 면적이 90㏊를 넘어섰다.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해 매몰 면적의 2배에 근접하고 있다.

충북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충주의 사과 과수원에서 화상병이 확진된 후 이날까지 133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충주 72곳(49.4㏊), 제천 54곳(40.5㏊), 음성 7곳(2.3㏊) 등 133곳, 92.2㏊에 달한다.

이 가운데 119곳(84.1㏊)에서 화상병 발생이 확진됐다. 

충주 59곳(42.4㏊), 제천 53곳(39.4㏊), 음성 7곳(2.3㏊)이다.

14곳(8.1㏊)에서는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충북 농기원은 대부분 확진 판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에는 6월 4일 제천의 과수원에서 화상병이 처음 확진된 후 38일만인 7월 11일 이 지역 과수원을 끝으로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36개 과수원(29.2㏊)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반경 100m 이내 과수원까지 폐원한 예방적 조치를 고려할 때 74개 과수원(51.1㏊)에서 매몰 처리가 이뤄졌다.

충북 농기원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화상병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화상병 세균은 25∼29도의 기온에서 왕성하게 퍼지지만 34도를 웃돌 때 활동을 중단한다.

농기원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주말에는 단 한 건의 의심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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