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54% 현장 언론 공개
개통시 통행 소요 시간 10분
국내 최장·세계 5번째 길이

 

[보령=충청일보 방영덕 기자] 바다로 단절돼 있던 충남 태안과 보령이 해저터널로 연결돼 서해안 관광 지도가 확 바뀔 전망이다.

11일 오후 충남 보령∼태안 도로(국도 77호) 1공구 건설 현장에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 내부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보령시 신흑동 해저터널 입구에서 승합차를 타고 들어서자 바닷속으로 연결된 왕복 4차선 도로가 눈 앞에 나타났다.

해수면에서 80m 아래 암반을 뚫고 들어간 터널 안은 온통 깜깜해 바닷속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도로 양쪽으로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물이 이곳이 바다라는 걸 미루어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이 곳 1공구 공사는 보령시 신흑동에서 오천면 원산도리까지 8㎞ 구간을 4797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 가운데 신흑동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6.9㎞ 구간을 터널로 잇게 된다.

보령해저터널은 상·하행 2차로 분리 터널로, 지난 2012년 11월 보령 및 원산도 방향에서 터널 굴착공사를 시작해 상행선(원산도 방향)은 지난 2월 20일 관통했고, 지난달 10일에는 하행선(보령 방향)을 관통해 양방향 굴착을 마쳤다.

현재 터널 하부 배수로 공사 등을 진행 중으로, 공정률 54.2%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앞으로 터널 천정에 LED 조명을 설치해 바닷물이 지나가는 느낌을 연출하는 한편 방수문, 양수기, CCTV, 비상 조명등, 스피커, 소화기 등 안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보령해저터널은 일본 도쿄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 봄나피오르(7.9㎞)·에이커선더(7.8㎞)·오슬로피오르(7.2㎞)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다. 국내에서는 기존 최장 해저터널인 인천북항터널(5.46㎞)보다도 약 1.5㎞ 더 길다.

국내 해저터널 중 최초로 암반을 발파한 뒤 굴착하는 방식의 'NATM 공법'이 적용됐다.

암질에 따라 다르지만 한번 발파할 때마다 갈 수 있는 거리가 1∼2m밖에 되지 않아 7년 동안 6000번 넘는 발파를 거쳤다.

이어 방수포와 철근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로 매설하는 '차수공법'을 통해 터널 내 바닷물의 유입을 최대한 막았다.

1공구 구간 도로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이다.

원산도에서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까지 6.1㎞를 잇는 2공구 공사는 오는 12월 완공된다.

2공구 구간에는 원산도와 안면도 영목항을 잇는 1.8㎞ 길이의 해상 교량이 설치되며, 현재 93.5%의 공정률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보령∼태안 도로 전 구간(14.1㎞)이 개통되면 보령에서 태안까지 통행 시간이 10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보령 대천항에서 서산 AB 지구를 거쳐 대천 영목항까지 75㎞에 이르는 구간을 육로로 이동해야 해 1시간30분 넘게 걸렸다. 이날 공사현장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는 "국도 77호선 보령∼태안을 연결함으로써 서해안 관광벨트가 구축되고, 도서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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