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이 지난 2월부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시행한 부여화지산유적(사적 제425호) 발굴조사 결과, 백제 사비시대 초석건물지와 대규모 대지조성시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화지산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부소산성, 관북리유적 등과 함께 백제 사비기의 중요 유적으로, 예로부터 사비백제의 이궁지로 전해지며 백제의 중요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온 곳이다.

이미 지난 1986년과 2000년도 발굴조사에서 팔각 우물과 초석 건물지, 백자벼루, 연가 등이 출토되면서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1년 사적 제425호로 지정됐다.

 이어진 2015~2016년 조사에서도 초석 건물지 2동, 계단지, 축대와 11점의 나무삽이 출토됐고, 2017년 시굴조사에서는 화지산유적의 중심지역이 현재 궁남지와 군수리사지를 바라보고 있는 서사면부 일대임도 확인했다.

이번 6차 조사에선 화지산유적 서사면부에 대한 발굴조사로 2018년 5차 조사에서 확인한 초석건물지 3동과 연결되는 초석건물지 3동을 추가로 확인했다.

총 6동의 초석건물지는 모두 축조 방향이 동-서로 일치하며, 원형과 긴사각형, 사각형의 초석을 이용해 쌓았는데, 초석과 초석 사이에는 고맥이시설이 있었고, 연화문 수막새, 기와 등도 출토됐다. 건물지의 앞쪽과 뒤쪽으로는 배수구가 조성됐으며, 내부에선 다량의 기와와 토기도 확인됐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확인된 초석건물지, 계단시설 등의 유구와 연화문수막새, 백자벼루 등의 유물은 사비백제 왕궁인 관북리유적과 익산 왕궁리유적 등에서 확인한 유물,유구와 맥락을 같이해 화지산 유적 또한 백제 사비시대 국가 중요시설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전언으로만 알려져 온 사비백제 이궁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화지산유적 발굴조사는 8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초석건물지 등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건물지의 성격을 명확히 밝혀나갈 계획이다.

부여군은 앞으로도 문화재청과 함께 화지산유적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백제 사비도성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유적의 보존 및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부여=유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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