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농기원 "의심신고 급감
장마에 추가 확진 가능성도"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충북 중·북부지역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던 과수화상병이 기온 상승으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도 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의심신고 수가 발생 초기와 달리 대폭 감소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확산세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밝혔다. 

다만 여름 장마의 영향으로 추가 확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화상병 세균은 25∼29도의 습한 날씨에 왕성하게 번식하고, 34도 이상부터 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폭염'이 유일한 치료제인 셈이다.

지난 5월 24일 충주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공식 확인된 이후 54일 만인 16일 현재 충북 지역의 확진 과수원은 130곳을 넘어섰다. 확진·의심 면적은 100㏊에 육박한다.

충북농기원은 따르면 지난 5월 24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140건의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충주 76곳(56.2㏊), 제천 57곳(43.3㏊), 음성이 7곳(2.3㏊) 등 면적만 97.8㏊에 달한다. 

이 중 133곳(94.1㏊)에서 화상병 발생이 확진됐다.

충주 71곳(49.4㏊), 제천 55곳(42.4㏊), 음성 4곳(2.3㏊) 등이다. 

의심 신고를 한 과수원 대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확진 과수원 수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농기원은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 과수원 중 121곳 85.7㏊에 대해 과수 매몰 작업을 마쳤다. 나머지 확진 과수원에 대해서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해에는 6월 4일 제천의 한 과수원에서 화상병이 처음 확진된 후 38일만인 7월 11일 이 지역 과수원을 끝으로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36개 과수원(29.2㏊)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반경 100m 이내 과수원을 포함한 74개 과수원(51.1㏊)에서 매몰 처리가 이뤄졌다.

충북농기원 관계자는 "의심 증상이 나타난 과수원도 대폭 줄어들면서 현재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마 등으로 인한 기온 하락에 따라 추가확산 가능성도 있는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에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사과나무는 줄기와 잎이 구부러지거나 검붉게 마르고, 배나무는 잎이 검게 말라 죽는다.

나무가 불에 탄 것처럼 말라 죽는다고 해서 '과수화상병'이라고 불린다. 

이 병이 발생한 과수원에서는 3년간 사과, 배, 복숭아, 자두, 매실 등의 과수를 재배할 수 없다.

현재 정부는 과수화상병을 국가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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