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우리나라가 일본으로 부터 가혹한 식민지배가 끝난 지 74년이 지났다, 조선을 유린했던 임진왜란 뒤 4세기 이상이 흘렀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아직까지 일본에 대한 사무친 감정이 머리 속에서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만년 역사에서 한국은 왜구 소탕을 위한 대마도 정벌을 제외하면 일본을 침략한 적이 없는데, 일본은 한반도에 엄청난 고통을 끼치고도 국가 차원의 제대로 된 사죄조차 않고 뻔뻔스럽게 우리를 대해 왔다.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반일 감정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을 정도로 휘발성이 높다. 그런 상황속에 두 나라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깨지기 쉬운 유리 그릇 다루듯 서로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조심스럽게 상대해 왔다.

최근 일본은 한국과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아예 안보상 우호국가인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추가 경제보복까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한일간 분쟁은 일본 정부가 8개월 전 우리 대법원이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있은 뒤 보복 조치가 공식화 하면서 불이 붙었다. 두 나라 사이에 문제가 불거지자 일본은 경제보복을 발표하면서 제2탄, 3탄을 가할 엄포까지 하는 등 심각해 졌다.

 갈수록 일본의 억지가 도를 넘고 있다. 얼마 전 도쿄에서 열린 한·일 실무협의에서는 우리 협상팀이 수출규제 철회를 공식 요청했는데도 일본 측은 딴소리만 했다. 일본의 속셈은 수출 규제의 근거로 내세운 한국의 대북제제 위반 가능성'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일본 기업이 몰래 북한에 군수품 등을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제재 위반 소지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오히려 한국을 지목하는 등 근거없는 엉뚱한 주장으로 뒤집어 씌기도 했다.

 이런 판국에 우리는 철저하게 똘똘 뭉쳐 일본에 맞서야 하는 국제 협력이 필요한 때다. 일본은 규제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외교적 대화에 나서는 게 자국에 유리함을 깨달아야 한다. 갈수록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사실상 쐐기를 박는 경제제재 조치이다. 한미일 안보 공조에도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사면초가의 상황일수록 냉정하고 치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일시적 감정 풀이로는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냉정하고 치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일시적 감정 풀이로는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십과 대책이며 외교적 역량을 결집해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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