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가구 중 27가구만 찬성
서현2초 신설 차질 우려

▲ 지난 19일 청주 가경초 강당에서 청주교육지원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이전 재배치 설문조사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배명식 기자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도교육청이 추진한 청주 가경초등학교 이전 재배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서현2초(가칭)를 신설하기 위해 교육부에 내밀 가장 중요한 카드 중 하나가 사라지면서 신설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2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6~19일 진행한 학부모 찬반 설문조사 개표 결과 27가구만이 이전 재배치에 찬성했다.

전체 대상 221가구 중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부모는 210가구였으며 이 중 찬성은 27가구, 반대 165

가구, 무효 18가구였다. 도교육청은 60%(133가구)가 찬성할 경우 이전 재배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가경초 이전 재배치가 무산되면서 서현2초 신설 계획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현2초는 가경서현2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필요성이 불거졌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의 기조는 각 지자체의 총 학교 수를 현재대로 유지하라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를 줄이면 줄였지 늘리진 말라는 것이다.

택지개발 등으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면 그만큼 학생 수가 줄어든 학교를 없애고 전체 수를 맞춰야 허가를 내주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서현2초 설립 계획안에 가경초 이전 재배치를 중요 사안으로 포함시켜 추진해왔다.

가경초 이전 재배치가 불가능하게 된 지금 서현2초 신설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지는 반경 2㎞ 내 대상학교 중 자발적 이전 재배치 학교를 공모로 검토하는 방안이다.

초등학생 1200여 명을 수용할 서현2초 반경 2㎞ 내에는 10곳에 달하는 초등학교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구도심의 학생 수 감소가 뚜렷해 이전 재배치를 피할 수 없는 학교가 직접 나서길 바라는 것이다.

대신 이전 재배치에 따른 인센티브와 청사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교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공론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오는 9월 말 예정인 교육부의 2차 정기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에서 서현2초 신설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2023년 3월 개교가 무산돼 초등학생 1200여 명의 통학 불편도 떠안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서현2초의 신설이 시급해 가경초 이전 재배치와는 별도로 계속 추진하는 부분"이라며 "가경초 학부모들의 이전 재배치 반대 의사가 명확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도교육청은 가경초를 이전 재배치하고 서현2초를 신설하려 했다. 하지만 불과 석 달 만에 학교 통폐합과 재배치 계획을 세우고 인근 9개 학교 중 학생 수가 가장 적다는 이유로 통폐합 대상 학교를 선정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학부모들은 지난 달 4일 처음 열렸던 학부모 설명회에 이어 도교육청 홈페이지의 '충북교육 청원광장'에 잇따라 반대 글을 올리며 의사를 명확히 했다. 교육당국의 일방적 행정을 규탄하며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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