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16일부터 신고 없어
세균, 34도 웃돌 때 활동 無

[충청일보]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이 충북 북부에서 발생한 후 2개월여 만에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조짐이다.

21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최근 나흘째 도내에서 화상병 의심 신고가 없는 상태다.

지난 5월 24일 충주에서 화상병 발생이 공식 확인된 이후 모두 141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지역별로 충주 76곳(52.6㏊), 제천 58곳(43.4㏊), 음성 7곳(2.3㏊)이다.

이 중 136곳(95.8㏊)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 충주 72곳(50.5㏊), 제천 57곳(43㏊), 음성 7곳(2.3㏊)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1곳을 제외한 4곳(1.2㏊)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 의심 신고는 지난 15일 충주와 제천에서 각 1건 접수됐다.

이후 나흘째 잠잠해지면서 농업기술원은 무더운 날씨로 화상병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상병 세균은 25∼29도의 기온에서 왕성하게 퍼지지만 34도를 웃돌 때 활동을 중단한다. 지난 해에도 6월 4일 제천의 한 과수원에서 화상병이 처음 확진된 후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진 때인 7월 11일 이들 지역 과수원을 끝으로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시작되면서 화상병 발생도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원주에서 화상병이 발병한 것도 기온이 오르면서 북쪽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충북의 화상병 발병에 따른 과수 매몰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아 피해 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는 충주 동량·앙성면의 3개 과수원과 제천 두학동·백운면 32개 과수원에서 이 병이 발생했다.
과수 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단 방역 차원에서 주변 과수원을 포함, 총 74개 과수원(51.1㏊)에서 매몰 작업이 이뤄졌다. 이들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은 158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매몰 면적이 지난해의 2배에 가깝고, 매몰 처리된 과수도 9만9000그루나 된다. 또 화상병 발생 농가는 3년간 과수를 재배할 수 없는 데다 사과의 경우 10년생은 돼야 본격적으로 수확할 수 있어 생산기반을 회복하는 데 10여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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