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백목련
면허증이향숙 수필가
충청일보  |  webmaster@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26  14:31:52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백목련] 이향숙 수필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아침도 거른 작은아이가 한껏 멋을 부린다. 스무 살의 발랄함이다. 기능을 합격하고부터 예약일을 기다리며 운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엊저녁 퇴근길은 도로주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이것저것 참견을 했다. 마냥 어린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를 하여 학원비를 마련했다. 당연하지만 기특하게 느껴진다.

소심한 성격의 나는 불혹을 앞두고 운전에 도전 했었다. 필기는 다행히 단번에 합격 했지만 기능시험은 한번 낙방을 했다. 지켜보던 강사가 무엇 때문에 불합격이 되었는지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유를 알아야 합격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두 번째 시험에서는 간신히 턱걸이로 합격을 하고 도로주행으로 들어갔다.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고 온몸이 긴장감으로 뭉쳐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면허증을 취득했지만 도로연수를 받아야 했다. 낮에는 학원 강사에게, 저녁에는 남편에게 받고서도 두려움은 여전했다.

군복무중인 큰아이는 아직 운전면허증이 없다. 대학을 다니면서 공연 아르바이트를 하는 관계로 전국을 누볐었다. 기동력이 필요 할 텐데 학원등록을 미루었다. 면허를 갖게 되면 운전을 하고 싶을 테고 아직 능력이 되지 않으니 부모에게 손 벌릴 것 같다고 했다. 제대 후에 조금 더 갖추어지면 수순을 밟겠다고 한다.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려 하는 청년이다. 아들이지만 고맙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응원한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면허증이 있다. 그중 직업에 대한 것이 가장 많을 것이다. 취미나 성취감으로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서가 없는 면허도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꼭 갖추어야 한다. 부모, 자식, 형제, 학교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것도 그러하다. 일방통행 하는 장소라 할지라도 함부로 밀고 들어서도 아니 되며 시도 때도 없이 내달리면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들고나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줄줄도 알아야 하며 나서야 될 때는 주위를 둘러보고 서서히 발을 떼어야 한다.

운전은 과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배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와 내가 동일시되었다. 힘이 생겼다.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공포는 어디로 가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몇 차례 속도위반으로 벌금을 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사고 위험이 있으니 천천히 가라는 신호일터 스스로는 물론 다른 이의 목숨까지도 해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운전 습관이 나의 인격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을 높여주었다. 세상을 보는 눈도 한층 밝아졌다.

작은아이는 면허시험에 당당히 합격을 했다. 마음 밭의 토질이 기름지니 면허증으로 부화뇌동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속도감을 잃을까 염려될 뿐이다. 목적지를 향해가며 차선을 변경하지 못해 몇 번이고 망설일 때도 있을 것이고 느닷없이 밀고 들어오는 위반자에게 당황도 하겠지만 내가 그랬듯이 지혜롭게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안전을 우선으로 여기는 책임감 있는 운전자가 되길 바란다.

충청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비주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