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신한은행이 충북 진천군에 은행권 최대 규모의 연수원을 건립하겠다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면서 진천군민은 물론 충북도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한은행 연수원은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364-56번지 일원에 3190억원을 들여 군유지 23필지 2만4181㎡(현 신한은행 소유)를 포함한 31만6552㎡(건축면적 8만6841㎡) 규모에 숙소(1동), 후생(1동), 교육(1동), 휴양시설(3동)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지난 2011년 9월 충북도와 진천군, ㈜신한은행 간 투자협약을 시작으로 2012년 3월 군관리계획결정(변경)을 거쳐 2015년 건축허가가 결정됐지만 2018년 3월 건축 착공연기신청을 하며 백지화 가능성이 점쳐졌다. 

실제 신한은행 연수원 건립은 8년여 동안 삽질 한 번 없이 최근 건립 백지화 소식이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고 교육과 연수가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현실에 따라 연수원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연수원 건립에 대한 내부의 부정적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신한은행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뒤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신한은행만 믿었던 충북도와 진천군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8년여 동안 사업을 지원하며 행정력을 낭비한 진천군은 적잖은 손해를 보게 됐다. 

무엇보다 진천군의 행정 신뢰까지 떨어지게 됐다. 진천군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난 23일 "신뢰와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약속을 저버린 것은 군민을 무시하고 더 나아가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비업무용 토지전환을 통한 중과세 부과와 함께 도시개발사업 유치 추진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 군수는 이어 "신한은행으로부터 건립사업 백지화에 대한 정식 공문 통보는 없었다"며 "복합 쇼핑물 또는 공동주택 등 신한은행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한은행 연수원 건립사업을 대체하는 도시개발사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진천군은 연수원 건립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신한은행과 상생 방안 마련 등 다각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진천에 연수원을 짓겠다는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저버린 신한은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약속(約束)'의 사전적 의미는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해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이다. 

신한은행의 연수원 건립 백지화는 거대은행이 지방을 우롱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만 지역은행 운운하는 신한은행의 꼼수에 도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신행은행은 진천군민 등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 물질적·행정적으로 지역이 입은 피해에 대해 확실하게 보상해야 한다. 

특히 연수원 건립 예정부지를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진천군민과 충북도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금융기관으로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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