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애
청주ymca 정책사업팀장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년을 며칠같이 여겼더라" 성경의 한 구절이다.

정말 멋진 구절이다. '사랑하는 까닭에 칠년을 며칠같이…'

야곱이 라헬을 얻기 위해 라헬의 아버지 밑에서 칠년을 밤낮으로 종처럼 일하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또다시 칠년을 일하며 기다렸다. 라헬을 사랑하는 까닭에, 라헬을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칠년을 수일처럼 여기며 버티고 기다릴 수 있었다.

칠년을 수일처럼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에 칠년이 두 번이나 지나는 동안, 온갖 고통을 참아내었던 것이다.

기다림이 클수록 기다림 뒤의 결과물은 더없이 크고 값지지만, 기다림의 과정은 쉽지 않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시대에서는 기다림이 더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무조건 더 빠르게, 무조건 더 쉽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빠르고 간편한 것을 원한다. 기다림이 주는 설레임과 기대, 소중함을 모른 채.

누구에게나 바라고 기다리는 것이 있다. 원하든 원치않든 무엇인가를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가올 것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있다면 기다림의 과정도 행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까닭에, 현재에 더 충실하면서 현재를 더 아름다운 과정으로 가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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