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우리들의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 과정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인생의 중요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된다. 스웨덴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냐 저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무릇 우리는 순간순간의 선택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그러고 보면, 삶에 필요한 속도와 방향도 바로 이러한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이다.

오늘 날 우리의 삶은 지나치게 속도 경쟁으로 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기 쉽다. 실은 삶의 속도보다 방향 즉 목표가 중요한데도 말이다. 북극제비갈매기는 1년 동안 무려 지구 한 바퀴 반을 날개 짓으로, 멀리 이동한다고 한다. 그 비결은 다른 새들보다 빠르게 날지 않고, 직선 코스를 버리고 바람의 도움을 받기 위해 S자 코스를 택함은 물론, 체력 소모가 적어지도록, 날개 짓을 멈추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날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극갈매기는 나침반처럼 자기장(磁氣場)을 감지하는 기관이 있어, 이것으로 방향을 잘 감지(感知) 하여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네 인생도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걸, 북극갈매기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했다. 돌이켜 보면, 그 동안 우리는 경제발전과정에서 압축 성장을 위해, 지나치게 속도 중심으로 일 하면서 지내왔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분주하게 달려오기도 한 것이다. 물론 조직이나 개인은 경우에 따라,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위해서는,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기는 하다.

흔히 인생을 화살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긴 지나고 보면 인생이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화살이 아무리 빨리 날아가도 그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과녁을 잘 맞히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도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빠르게 가다보면 방향을 잃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향을 바르게 잡아가야 된다.

다만 여기서 방향을 잘 잡으려면, 잠시 멈춰 현재 위치를 되돌아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자기 비전을 정립하여 방향(목표)을 정해야 한다. 속도는 그 다음이다.

그 동안 우리는 물적(物的) 성장 중심으로 살다보니, 상대적으로 삶의 질과 정신적 가치가 퇴보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제는 물적 가치만이 아닌 정신적 가치도 함께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한 발짝 물러나, 삶의 의미와 방향을 성찰적 (省察的) 자세로 사유(思惟)하는 멈춤의 시간도 가져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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