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역사에는 필연성과 우연성이 있다. 신분제 사회에서 민주주의 사회로 발전하는 것이 필연이라면, 이를 견인했던 혁명, 민중봉기는 우연적인 계기로 일어난다. 역사소설, 역사를 주제로 한 영화에 격정적 로맨스 등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적인 일이 아니다. 최근에 방송된 역사드라마 등에도 이런 장면들이 종종 등장한다. 우연적인 계기는 사실은 필연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며, 전환점이 된다.

필연은 우연을 통해서 발현되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식민지를 경험하고 이를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것을 필연이라고 한다면 우연적인 계기는 뭘까. 그것은 수많은 독립운동 사건, 산업화를 진전하기 위한 노력, 민주화를 위해 흘린 피와 희생일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았던 사람들이 힘이다.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동조했던 일반 백성.산업화 과정에서 인권 등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인내했던 일반 국민. 민주화 과정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냈던 일반 시민. 이들 모두가 사실은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서 나라를 발전시켰다. 방향이 같다면, 힘을 얼마나 보태느냐는 정도의 차이다. 물론, 힘을 많이 보탠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

힘을 많이 보태고 보상을 적게 받거나, 힘을 적게 보태거나 그렇지 않은데 보상을 많이 받는 것 모두 불공평하다. 만약 그랬다면 고쳐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줄다리기를 하듯 서로 다른 방향을 본다면, 팽팽하기만 할뿐 전진할 수 없다. 우리 내부에서 줄다리기를 격하게 하고 있으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내부 줄다리기가 아니다. 오히려 한편이 되어 줄다리기를 할 준비를 하고 힘을 모으는 일이다. 그래야 외적인 충격이 왔을 때, 외적인 힘이 작용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한편이 되어 영차 영차를 외치며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도전이 거세다. 아마도 그들은 한국에 대한 도발이 내부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은 내부 결속 아닐까. 줄다리기라면 한 번에 그들을 당겨 승리하거나 패대기칠 수 있는 힘을 내부에서 모아야 하는 것 아닐까.

우선,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더 크게 내면 어떨까 싶다. 여야 1,2 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본 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와 자유한국당 '일본 수출규제 특별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한 목소리를 내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북한이 쏴대는 미사일에 대해 안보차원에서 한 목소리 대응을 했으면 싶다. 최근 일어난 중국 러시아 전투기 독도 영공 침해에 대한 대응도 정치권이 적절한 논의를 거쳐 한 목소리를 내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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