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결과에 노사ㆍ노노 갈등, 만성적자 탈출 요원

 

[충주=충청일보 이현 기자]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건국대충주병원이 병원 정상화 방안을 둘러싼 노사간, 노노간 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경영진단을 거쳐 컨설팅이 진행 중이지만 정상화 해법에 대해 구성원 제각각의 해석이 엇갈리며 팽팽한 대치 국면이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건국대충주병원 지부는 지난달 31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료상업화 심화시키는 컨설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컨설팅사는 원가절감, 경영 효율화, 수익성 강화를 주요 목표로 제시하는 기업으로 의료공공성을 실천하는 병원과 맞지 않는다”면서 “수익 창출로 병원 목표가 이동하면 의료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컨설팅사가 과도한 경영 개입으로 위기감을 조장하고, 비용절감 정책을 강화하면서 의사 성과급제로 대표되는 의료상업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적자의 원인으로 1인당 2억~3억원에 달하는 의사 인건비, 수익이 나지 않는 응급의료센터ㆍ심혈관센터ㆍ분만실ㆍ신생아실ㆍ정신과병동 운영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학교법인은 컨설팅을 당장 중단하고 시설과 인력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한국노총 건국대충주병원노조는 “민주노총 지부(민노)가 적자에 휘둘려 온 병원을 구하려는 노력에 말도 안 되는 생떼를 쓰고 있다”며 “컨설팅사의 대규모 시설투자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주장은 오히려 의료의 질 상승을 막는 이율배반적이고 자가당착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노는 어려운 병원 상황을 외면하고 컨설팅사의 경영 갑질이란 명분을 내세워 100여 개 플래카드로 병원을 도배하고, 병원장실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 도를 넘고 있다”면서 “강권과 폭력적 방법은 폐원을 재촉하는 것임을 알고 이성을 되찾으라”고 촉구했다.

 또 유자은 재단 이사장은 병원 구성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건국대충주병원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 전문인력 부족, 구성원 불신, 지역사회 평판도 하락 등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병원 정상화에 협력을 요청하고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의사와 직원 등 650여 명이 근무하는 건국대충주병원은 2016년 14억원 적자, 2017년 40억원 적자, 2018년 47억원 적자 등 10여 년간 누적된 적자로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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