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전 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이 실종 열흘 만인 2일 기적처럼 무사 생환했다.

조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수색에 투입된 연인원은 경찰, 군 장병, 의용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등 5천790명에 이른다.

조양을 최초 발견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원사가 "조은누리양니"라고 묻고 조양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하는 순간, 수색에 참여한 이들이 그간 장맛비와 폭염 속에서 흘린 땀방울은 헛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가족, 지인 등과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를 출발해 등산하던 조양은 벌레가 많아지자 홀로 먼저 하산했고, 그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실종 하루 뒤인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수색에 착수했다.

사건을 접수한 청주 상당경찰서는 단순 실종이 아닌 강력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성청소년과와 강력팀은 물론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까지 총동원했다.

조양이 실종된 등산로 주변을 지나간 차량 50여대를 추적해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 30여대를 분석했지만 조양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장소 주변 수색 작업도 난항이 계속됐다.

지난달 25일부터 내린 막판 장맛비와 등산로를 뒤덮은 수풀로 수색 조건의 최악이었다. 나뭇잎이 워낙 무성해 드론을 이용한 항공 수색으로 인적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았다.

수색 일주일째인 지난달 29일 고비를 맞았다.

이때부터 경찰은 수색 범위를 실종 장소로부터 1㎞ 밖까지 넓혀 나갔다.

도내 육군 37사단과 세종에 주둔하는 육군 32사단은 산악 수색 작전에 특화된 특공·기동 부대 병력 250여명을 추가 투입했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의 행동 패턴과 추정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자 충북대 정신의학과 교수, 조양의 특수학급 담임교사, 심리 상담교사 등도 힘을 보탰다.

열흘째 수색 지역은 조양이 어머니와 헤어진 지점을 기점으로 가덕면 시동리 방향으로 2.5km, 매암리·금거리 방향으로 2.5km, 무심천 발원지 넘어 인접한 보은군 회인면 쌍암리 방향 2.5km 지점까지 확대됐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이들의 노력은 수색 11일째를 맞는 2일 드디어 결실을 봤다.

조양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무심천 발원지에서 큰 산을 하나 넘어 위쪽으로 92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수색 지원을 나온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원사가 군견의 도움으로 발견됐다.

가족 등 일행과 헤어진 곳에서는 직선거리로 1.7㎞ 떨어진 지점으로, 행정구역상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에 해당했다.

조양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차림으로 야산에 누워있었고, 가벼운 찰과상과 전신쇄약, 탈수 증상을 보였으나 의식은 명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 조양에 대해 의료진은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이르면 다음 주에는 귀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찰은 조양이 회복할 때까지 기다린 뒤 아동심리 전문가 등을 동반해 그간의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조양의 건강과 안정이 최우선인 만큼 조사는 신중히 진행할 방침"이라며 "조양이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고, 그동안 수색에 도움을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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