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세종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결정 당일이었던 지난 2일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오찬을 한 일을 두고 휴일인 4일까지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일식당 식사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방어했지만, 야당들은 이 대표가 일식당에서 식사하고 낮술까지 마신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식자재로 장사하는 일식당도 가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자영업자 살리자는 주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더구나 이 대표가 반주로 마신 것은 일본 술인 '사케'가 아니라 국산 청주인 '백화수복'이었다"며 "야당이 백화수복 한 잔에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다. 너무 심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앞서 지난달 16일 일본 경제보복대책 당청 연석회의 후 같은 일식당에서 만찬이 예정돼 있었으나, 장소를 한식당으로 변경했었다.

이 대표 측은 이번 오찬이 2주 전부터 예약돼 있었고, 예약을 또 다시 취소할 경우 식당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약속장소를 변경하지 않은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반면 야당들은 이 대표의 일식당 식사가 부적절했다고 일제히 공격했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국이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됐던 당일 집권여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식사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부적절한 행위"라며 "그런 엄중한 상황에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비난했다.  

그러면서 "여당에서는 이 대표가 국산 술인 정종을 마셨다고 반박하는데 일식당이라는 상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 본인 스스로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당은 사케가 아닌 정종이었다고 물타기를 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국민이 주시하는 것은 국민의 정서를 배반한 여당 대표의 경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경제침략 관련 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일본을 강력 규탄한 것은 쇼였느냐"며 "경거망동과 이중적 행보로 국민을 우롱한 이 대표는 사과하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집권당 대표가 대낮부터 술타령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이 대표의 음주를 문제 삼았다. 이 대변인은 "과거 (이 대표가) 2006년 3·1절 때 국무총리로서 골프를 친 일이 연상된다"며 "그때도 국민의 시각은 (이 대표와)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일식당 주인은 우리 국민이고, 생선도 일본산이 아니다"라며 "정종 반주가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옹호했다. 정의당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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