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계파수장 간 충돌
孫 "자유한국당 혼자 가라"
劉 "허위사실로 비난 사과를"
민주평화당 "제3당 목표"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내년 총선을 앞둔 중소 야당들의 당내 사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반쪽으로 쪼개진 후 '진흙탕 결별' 수순으로 치닫고 있다. 

원내 4당인 민주평화당은 다른 야당들과 연대해 내년 총선에서 3당에 오르겠다는 계획이지만 당내외 사정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수장인 손 대표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의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5일 장외에서 정면충돌한 것을 계기로 양측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를 향해 "자유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시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전날에는 손 대표 측근으로 통하는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유 의원이 손학규 퇴진 안건 상정을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유 의원은 손 대표 발언 2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역공했다.

비당권파 오신환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왜곡하면서 한국당과 연대 통합의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의 궁색한 처지를 돌파하기 위한 꼼수 정치"라고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 성향인 혁신위원회는 당권파 측의 경고에도 이날 오후부터 오 원내대표와 권은희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3일간의 '지도부 검증'을 강행하기로 했다.

다만, 최고위원 9명 중 당권파 4명은 공개검증이 손 대표를 몰아내려는 장치에 불과하다며 이미 보이콧 의사를 밝혀 갈등만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듭된 충돌에도 분당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데는 어느 쪽이 먼저 나갈 경우 당 조직과 8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이라는 틀을 안고 가는 쪽이 당 대 당 통합이나 선거연대 등 운신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좌고우면하지 않고 3당을 목표로 해 총선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다당제를 통해 3당으로 올라서 자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개혁 국회의 중심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그쪽은 무엇을 내려놓겠다는 것인지, 총선 불출마 등 희생적 결단을 할 것인지 묻겠다"고 반격했다.

정 대표는 "개혁연대와 연합은 당의 생존 전략으로,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의 벽을 돌파하려면 제3진영과의 통합·연대는 절실하다"며 "개혁 야당이 돼 기득권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체 정당으로 우뚝 일어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 내 개혁그룹, 정의당, 시민사회와 힘을 모으고, 녹색당과 청년당을 포함해 새로운 정치 세력과도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에 설치할 '큰변화추진위원회'를 전진기지로 총선승리 기반을 차근차근 넓혀가겠다"면서 "젊은 개혁리더들을 영입해 당의 간판으로 세우고, 민생정치로 승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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