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 내달 현지 개최
교류 행사 불참 선언하고 나서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일본 정부의 일방적 조치로 한-일 무역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계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충북배드민턴협회가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되는 한-일 체육교류 행사에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일 체육교류 행사는 올해로 23년째이며 올해는 지난 4월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축전에 일본에서 2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다음 달 일본 기후현에서 열리는 체육행사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9개 종목에 176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 등 방문단의 상당수는 충북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충북(충주)에서 열린 대회에 일본에서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배드민턴협회는 지역의 11개 시·군 협회장과 협회 이사들이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불참' 의견을 내놓음에 따라 대회 참가를 거부키로 했다.

일본을 방문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속 선수와 임원은 전체 20명이다.

이 중 충북배드민턴협회 소속 선수와 임원들이 14명이기 때문에 사실상 배드민턴 종목에서는 '불참'이나 마찬가지다.

박재출 충북배드민턴협회장은 "20년 이상 지속돼 온 교류 행사이고 항공료·숙박비 등 대부분 체제비를 지원 받는 점 때문에 거부하기 힘든 사안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양국 정부가 대립하고 있는 현 시국에서 일본 방문은 맞지 않다는 것이 임원들은 물론 선수들의 동일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 배드민턴 선수나 동호회 회원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일본 장비를 써야 될지 까지 고민하는 정도"라며 "스포츠인이기에 앞서 한 국민으로서 국가 정책에 발맞추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체육회도 한-일 체육교류의 역사성,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 충북 개최 대회에 일본이 참가한 점 등 다방면에서 대회 참가의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 국내에 흐르고 있는 반일 정서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고민이 깊다.

정효진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은 "한-일 체육교류 행사는 대한체육회가 주관하기 때문에 일단 참가했을 경우 부정적인 여론이 일 수 있음을 대한체육회에 주지시켰다"며 "대한체육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로의 수출 품목들을 규제하는 조치를 단행하자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스포츠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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