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미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청렴은 국가의 발전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줄까. 

첫째, 청렴한 공직문화의 확립은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양의 효과를 끼친다. 최근 IMF가 발표한 '2019년 회계연도 4월 모니터 보고'에 따르면 선진국 중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GDP 대비 5% 이상 높은 세금을 거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청렴한 국가 시스템을 갖출 수록 세수 증대를 기반으로 국가의 재정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다.

둘째, 부패한 공직문화는 국가의 부 유출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인도 경제지 파이넨셜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해 다른 국가로 이민을 떠난 인도의 백만장자는 5000명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회적 현상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인도의 심각한 부정·부패와 정경 유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셋째, 청렴은 '사회적 신뢰'를 공고히 다지도록 해준다. 국가 발전은 경제적 자본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사회적 자본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사회적 자본의 대표적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신뢰'이다. 

그 근거로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의 '신뢰' 가치가 북유럽 수준에 근접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높은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청렴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실로 지난 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는 역대 최고치인 57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57점은 36개의 OECD 국가 중 30위에 해당하는 점수이며 OECD 평균인 68점에 비해 11점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경제 규모 측면의 순위와 부패인식지수 순위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더욱 더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은 올바른 방향 설정과 함께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다.

지난 해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통해 부패한 채용 제도의 사회적 경각심을 일으켰다면, 이제는 정기적으로 채용비리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보고해야 할 것이다.

또 '김영란법',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와 같은 제도적 여건을 마련함과 동시에 청렴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기준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캠페인을 벌여가야 할 것이다.

스웨덴·덴마크는 우수한 제도와 더불어 청렴에 대한 국민의 엄격한 기준이 있었기에 세계적인 청렴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따라서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강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선 4만달러의 시대는 산업과 같은 하드웨어적 발전 뿐 아니라 청렴한 국가 기강 확립이라는 소프트웨어적 발전이 어우러져야 가능할 것이다.

청렴이라는 단어가 공직사회에 꼬리표가 되는 국가, 청렴한 대한민국이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 잡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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