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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 탓할 자격이 없다이광표 서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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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8  18: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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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소속 호날두의 결장(缺場)을 놓고 파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호날두는 왜 사과하지 않느냐. 무례하다"는 비난이 압도적이다. "사과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렵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호날두가 사과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호날두가 사과하면 우리의 화가 좀 풀릴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와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팀 친선 경기. 유벤투스의 애초 한국 일정을 다시 한 번 살펴봤다.

7월 26일 낮 12시 인천공항 도착, 오후 2시 숙소(서울그랜드 하얏트 호텔) 도착 및 식사, 오후 3시 팬 미팅 및 사인회, 오후 5시 30분 숙소 출발, 오후 7시 5분 그라운드 훈련 시작, 오후 8시 친선 경기 시작, 오후 10시 30분 기자회견 및 인천공항으로 출발, 27일 새벽 1시 출국. 국내에서 머무는 시간은 약 12시간이었다. 불과 12시간 동안 인천공항 오가고, 축구 경기 치르고, 사인회와 기자회견 열고 게다가 밥까지 먹는다니….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일정이었다.

이런 일정으로 친선 경기를 꾸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획사는 그렇게 했다. 돈 버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 기획사로서는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일정을 받아들여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올스타를 선발해 경기에 내보낸 한국프로축구연맹이다. 저런 일정이라면 제대로 된 경기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뻔한 일이었다.

특정 프로축구팀이 유벤투스와 경기를 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축구 올스타라면 차원이 다르다. 그건 국가대표급이라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기획사의 싸구려 프로그램에 부화뇌동했고, 한국 축구를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다. 며칠 뒤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유벤투스가 '경기 시간을 전·후반 40분씩 하고,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리곤 "무례하고 오만한 행위에 대해서 배신감을 그냥 간과할 수 없었다.

유벤투스 구단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했다. 그런데 연맹 홍보팀장이 왜 이런 기자회견을 열었는지 의아했다.

프로축구연맹도 억울하다는 것인지, 자신들도 노력했으니 잘 봐달라는 것인지. 애초에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 축구연맹이 뒤늦게 저리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게는 그저 염치없는 변명으로 들릴 따름이었다. 상황 판단 하나 제대로 못 한 프로축구연맹, 자존심이나 스포츠 철학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프로축구연맹. 

이것이 우리나라 스포츠 행정의 현 주소다.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무엇 하나 해결할 수 없다.

본질을 놔둔 채 껍데기에만 매달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접근하다간, 이와 유사한 사태는 틀림없이 재발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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