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첫 법정에 선 가운데 전남편 살해에 대한 전모가 밝혀져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씨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연 가운데 계획적 살인을 주장하는 검찰과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변호인 측 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고씨는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정식 재판에는 출석할 의무가 있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고씨가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 두 달 만이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고유정의 얼굴표정, 행동 모든 것이 관심사였다. 방청객들은 '얼굴을 들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고씨의 재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법원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재판인 만큼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앞으로 진행될 고씨의 재판에 대해 방청권 소지자만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공판준비과정에서 계획적 살인을 주장하는 검찰과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변호인 측에 정확한 근거와 해명을 요구한 만큼 양측의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지난 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고씨가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전 남편 강모씨에 대한 왜곡된 적개심, 또 강씨로 인해 불안한 재혼생활이 계속될 것을 우려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강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씨에 대해 적개심을 표현한 문자 메시지,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물색한 인터넷 검색 기록, 강씨가 자신을 성폭행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조작한 문자 메시지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고씨가 강씨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고, 살인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계획적 범행을 부인, 우발적 범행이라고 했다.

고씨는 전 남편 살해뿐 아니라 5살 난 의붓아들 사망사건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의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 자료에 대한 전문가 분석을 의뢰키로 했다.

충북경찰청은 고씨와 그의 현재 남편에 대한 수사 자료 분석을 다른 지역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5∼6명에게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확보한 고씨 부부의 진술, 수사 기록 등을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한 법률 전문가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들은 청주 상당경찰서 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고씨 부부의 행동 패턴과 심리를 분석해 A군이 숨진 경위를 파악한다.

고씨의 현 남편은 자신의 친아들이자 고씨의 의붓아들 의문사와 관련,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국민청원 게시물을 올리는 등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고씨의 수사와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경찰은 각종 과학수사기법을 총 동원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 진실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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