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아니, 일본이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한 이상 우리도 전쟁 상태에 들어간 것이 명확한 사실이다.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분야는 반도체(21.36%), 반도체 제조용 장비(17.76%),철강판(12.02%), 플라스틱제품(10.76%),  정밀화학원료(7.86%),자동차(6.41%) 등이다. 이 중 반도체 관련 분야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또한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 보복을 하는 것이 극우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만일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된다면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군사력이 합해져 우리가 일본에 엄청난 위협 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한의 경제력이 더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를 제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사실 그간 우리가 부품 소재 부분에 대한 투자는 없었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이미 부품 소재 분야의 일본 의존도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명박·박근혜 시절에도 이에 대한 투자를 무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부품 소재 분야에 있어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20%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10%대 후반으로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또 한편 역으로 일본도 부품 소재 분야에 대한 수출을 안 했을 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일본의 내수시장 규모는 우리의 7배여서 생각보다 타격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그간 우리도 부품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와서 현재 전체 수출의 52%가 부품 소재 분야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구체적으로 200대 소재 부품 분야에 대해 각 나라별 최고 기술 보유 현황을 보면 미국이 211개, 일본이 102개, EU가 68개인 반면 우리는 하나도 없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뤄지기 전 현 정부 들어 12대 선도과제에도 부품 소재 분야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현 정부가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연간 1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 당장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외국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더 나아가 부품 소재 분야에 29조원의 자금 공급 여력을 신속 집행하며 특별운전자금 6조원을 지급할 뿐 아니라 현금 지원과 세제 혜택 등으로 해외 우수 기술 인력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종합적으로 보면 공급 안정성 확보, 건강한 협력 모델 및 대대적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사실 부품 소재 분야는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까지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융합됐을 때 확보할 수 있는 기술 분야다.

R&D 투자 금액은 세계 5위, 그런데 투자한 금액에 비해 과학기술 경쟁력은 세계 10위권 정도다.

더욱 놀라운 것은 R&D 투자에 대한 성공률이 97.4%라는 사실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20%대, 이스라엘은 30%대다. 심지어 국방 분야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실패 과제는 단 4건 뿐이다.

그런데 무기를 수입해 온다.

단기적으로 결과를 도출해 내는 부분을 지양해야 한다.

당장 집안에 정원을 만들기 보다는 대청마루를 만들자. 그러면 앞산도 내 정원이고 뒷산도 내 정원이 된다. 앞으로 다시는 일본에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청마루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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