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헝겊 달아 왜경 유무 알려

▲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독립군 나무'를 찾은 관광객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독립군 나무’가 광복 74주년을 맞은 올해도 여전히 위풍당당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학산면 박계리 마을 입구에 자리한 영동군 보호수 43호 ‘독립군 나무’는 특별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수령 350년 이상, 높이 20m 정도의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느티나무다.
 각각 떨어진 2그루의 나무가 뿌리에서부터 줄기가 같이 뻗어 나와 멀리서 보면 1그루처럼 보인다.
 '독립군 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유래는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이 길을 이용하게 되면서부터다.
 오래전 나무 아래 길은 한양과 전라도를 이어주는 길이었고 인근에 역참이 있었다.
 독립투사 움직임을 간파한 왜경들이 이곳에서 잠복·검문했고, 이를 다른 독립투사들에게 알리기 위해 멀리서도 잘 보이는 느티나무에 흰 헝겊을 달아 왜경의 유무를 알렸다고 전한다.
 3·1운동 때는 서울에서 남부지방으로 독립선언문을 전달하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해 현재까지 ‘독립군 나무’ 또는 ‘독립투사 느티나무’로 불리고 있다.
 마을 주민에게는 정신적 지주이자 수호신 같은 존재다. 나라 수호의 역할과 그 고귀한 독립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군은 올해 초 지역의 상징물로 보존가치를 높이고 관광객과 주민 쉼터 역할을 하도록 영동군 보호수로 지정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충절의 고장 영동의 정기와 순국선열들의 넋이 깃든 이 독립군 나무는 영물이나 다름없다”며 “주민에게서 편안한 쉼터를 만들어 주고 영동을 위상을 높이는 특별한 명소가 되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동=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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