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오래된 미래는 책 제목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의미도 작지 않다. 미래는 앞으로 올 시간을 뜻하는데 이미 오래됐다고 하니 약간은 의아할 수 있다. 역설적 표현이긴 한데, 오래된 미래는 과거로부터 미래가 온다는 의미다. 미래로 가는 길은 오래된 과거로부터, 지나간 시간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와 단절된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는 의미 없는 '오래돼버린 시간'에 머물 수도 있다. 오래된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그래서 올바른 역사가 만들어 질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오래된 미래가 있다면, 가까운 과거도 있다. 과거는 흘러간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로부터 얻어야할 교훈이 많다면 더욱 그렇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지나간 일들로부터 교훈을 받고, 시행착오를 통해 올바른 길로 나갈 수 있게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래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과거에서 반성하고 배운 것을 현재에 잘 적응시켜 미래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항상 정지돼 있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과거로부터 멀지 않고, 미래와도 가깝다. 과거의 경험이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 과거의 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 형태로 바꿔나가야 한다. 움직이는 현재가 돼야 한다. 과거 시행착오는 커다란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된 과거를 곱씹고, 가까운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또 8월 15일이다.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에서 벗어나 독립한 날과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1945년 광복을 기점으로 올해가 74주년이다. 우리나라는 1910년 8월 28일에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36년간 일제 치하에서 나라 없는 상태였다.
 

1919년 3월 1일에는 서울에 있는 탑골 공원에서 기미 독립 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다. 그 만세 운동은 전국을 휩쓸었다. 전국 봉기였던 셈이다. 3.1 운동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100주년은 오랜 시간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가까운 과거이며 오래된 미래다.
 

세계사에서 제국주의 역사는 가까운 과거다. 제국주의라는 망령이 오래된 미래로 살아난다면, 그 것 만큼 큰 공포는 없을 것이다. 우리처럼 식민지를 경험했던 나라로서는 더욱 악몽이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한일 갈등은 광복절을 맞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미래와 변화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온다.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의는 해야겠지만, 외부에서 우리를 식민지화 하려고 한다면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식민지가 될 경우 얼마나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제는 한 팀이 돼 "대~한민국"을 외쳐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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