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제간 부적절한 관계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엄중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

 충북 지역의 한 중학교 여교사가 남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갖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등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일이 발생해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학교학부모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여교사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다.

 학부모연합회에 따르면 여교사는 '○○이 ×밥이네' '우유에 × 말아서 먹어야게따 호록' 등 차마 입에 올리기도 낯부끄러운 내용으로 제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일반 연인 사이라도 이러한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교사가 학생에게 보내는 내용이었다는 것이 말문이 막히게 한다.

 여교사는 학생에게 '술 마시고 싶으면 연락해라', '나와 술 마시면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해서는 안될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학부모연합회는 밝히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접한 학교학부모연합회는 이 여교사의 즉각적인 파면을 충북도교육청에 촉구했다.

 학교학부모연합회는 "교사의 비교육적 성적 언행이 이미 학기 초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 왔다"며 이번 일이 예견된 측면도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법이 허용한다 해도 학교와 교육에서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될 가장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폭력이자 중대한 범죄다"라고 이번 사건을 접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찰은 만 13세 미만인 형법상 미성년자의제 강간죄 대상이 아닌 점과 강압에 의한 성관계가 아닌 점 등을 들어 사건 자체를 종결시켰다.

 그렇지만 법을 피했다고 해서 인성과 지성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제자가 성관계를 갖고 '사랑하는…'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교사가 성적인 대상, 연인의 대상을 학교 내에서, 그것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교육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다.

 성인이 되지 않은 청소년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르치고 이끌어야할 교사가 보여줄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4차 혁명시대로 가는 급변하는 세대에 살고 있다고 해서 사제간 지켜야할 도리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교원을 관리 감독해야할 책임이 있는 교육 당국도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교사나 학생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지만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예의까지 저버리는, '방종'에 이르게 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증가하는 마당에 이런 일까지 겹쳐 사명감을 가진 많은 교사들까지 자존감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교육당국은 문제의 출발이 어디서부터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단지 한 교사의 일탈일뿐이었는지, 또다른 사례는 없는지 세밀히 조사해야 한다.

 현재도 어느 학교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충북교육청은 이번 주내 징계위원회를 열어 여교사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다.

 교육당국은 교육 현장에서 더이상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관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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