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경험자 90% 육박… 정부 대책 마련 시급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상반기 상담서비스 결과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도박중독자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특히 20대가 크게 증가하는 등 20·30대 N포세대들이 도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큰 문제는 도박 중독자 대부분이 불법 도박에 손을 대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2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산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담 실적 분석 결과 상담서비스 이용자 연령은 낮아지고, 불법도박 경험자들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도박중독 상담전화인 헬프라인(1336) 이용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9291명에서 1만1782명으로 27% 증가해 도박 중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헬프라인 이용자 중 도박중독자(3853명, 59.1%)는 95.4%가 남성이었다. 가족 및 지인이 걱정돼 전화하는 경우(2731명, 41.9%)의 92%는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도박문제 상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 20대 비중(34.2%)이 30대(33.2%)보다 높아졌다.

상반기 전화상담 요청 중 수도권 지역이 51.7%(3376명)로, 지역별 성인 인구 비율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역센터 및 민간상담기관을 이용한 초기 대면상담 인원도 572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지속적인 상담 서비스를 받기로 합의한 등록 인원 중 도박중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72%로 전년 동기 65% 대비 크게 늘었다.

전체적으로도 상반기 등록인원은 335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고 이중 중독자는 24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났다. 등록자 중 나머지 949명은 가족 또는 지인들이다.

상반기 등록한 도박중독자 주요 도박 유형을 살펴보면 불법도박 88%, 합법사행산업 12%로, 불법도박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동기 대비 합법사행산업 이용자 비율은 3% 감소한 반면 불법도박 이용자의 비율은 42% 증가했다.

대면상담 이용자 구성을 보면 남성이 96%(2304명)를 차지했으며, 30대가 36%(86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대 29%(707명), 40대 16%(382명) 순이다. 이와 함께 10대도 전년 동기 대비 52%(114명에서 173명)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상담서비스 이용자 중 불법도박 경험자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또 "도박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키 위해 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박중독 예방교육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으로 예방, 치유 프로그램을 대상자별, 연령대별로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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