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오사카 기내 비상 상황
신속한 응급조치로 생명 살려

▲ 기도가 막힌 일본 어린이의 생명을 구한 대한항공 직원들. (왼쪽부터) 김은진 승무원, 이창현 사무장, 하승이 승무원.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적극적인 응급조치를 통해 어린이 승객의 생명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 35분 서울 김포공항을 떠나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는 착륙을 앞둔 5시 50쯤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기내에 갑작스러운 비명소리와 함께 12세의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았던 것. 

옆에 앉은 승객의 아버지가 놀라환자의 입속의 이물질을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어머니는 큰소리로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듣고 자리로 달려온 김은진·하승이 승무원은 승객의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환자는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심해졌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지며 의식을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두 사람은 즉각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응급조치는 하임리히법으로, 기도가 이물질로 막혔을 때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안듯 잡고 배꼽과 명치 중간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압박을 주어 이물질을 빼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응급조치에도 호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항공기에 의사가 탑승하지 않았다. 

좀처럼 승객의 호흡이 돌아오지 않자 이창현 사무장이 나섰다. 이 사무장은 포기하지 않고 팔에 피멍이 생길 정도로 응급처치를 30여 회 지속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는 순간, 5분여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던 승객의 호흡이 기적처럼 돌아오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김은진·하승이 승무원이 환자 상태를 확인해 보니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빠르게 정상을 회복했다"며 "환자 부모가 입안 이물질을 확인한 결과빠진 어금니 유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E739편 객실 승무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꾸준하게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라며 "승객들이 안심하고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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