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안보와 경제는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안보가 불안해지면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경제가 불확실하면 안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안보와 경제 둘 다 부실하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주체들이 심히 불안해질 수 있다. 피부로 감지되는 안보와 경제의 불안정속에서 국민대다수는 불안해하고 있다. 이 불안요소가 빨리 걷히길 기원한다.

지소미아 파기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우려되고 있다. 외교 용어론 드물게 공개적으로 ‘실망한다’는 말이 나왔다. 미는 ‘문재인 정부’라 부르며 “사실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나타냈다.

외교가에서 동맹국이 상대국에게 공개적으로 ‘실망한다’라는 표현을 쓴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미 행정부 외교관을 대표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직접 이런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심각한 균열 신호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사전 의견 교환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설명한 것을 미국이 곧바로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나온 것도 한·미 양국 관계에 심상치 않은 시그널이란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가 “이번 결정은 한국 관리들이 암시해왔던 것과는 반대의 결정(The decision was the opposite of what Korean officials had been hinting at)이었다.”면서 “이번 결정은 미국의 집단 안보 체제를 유지·강화하고자 하는 문 정부의 의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미국도 이해했다’라고 설명한 것부터가 사실과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국방부는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데 대해 강한 우려(strong concern)와 실망(disappointment)을 표한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 ‘틈새’를 포착한 중국이 한·일에 전략적 접근 가속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한일 양국 방문과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전략적 접근을 가속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홍콩, 대만, 무역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틈이 생겼다는 판단 아래 한국과 일본을 중국 쪽으로 끌어안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길 바란다.

미국의 ‘신 애치슨라인’에 한국을 제외하고 대만을 포함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점을 심히 경계해야 한다. 미국이 애치슨라인을 발표한지 5개월 뒤에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켰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반도체 수출 부진 등 산적한 경제 불확실요인들이 근본적으로 처방되길 소망한다. 한·미의 굳건한 동맹의 틀에서 안보와 경제가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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