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동 K-water 금영섬물관리처 처장

 

[기고] 오병동 K-water 금영섬물관리처 처장

전 세계가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해 어떤 지역은 홍수 피해를 겪고 어떤 지역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다. 그리고 어떤 때는 가뭄을 걱정하다가도 비가 와서 이 문제가 바로 해결된 지역도 있다고 하니, 하늘의 조화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관리하는 충청전라권에서도 일부 댐 유역만 가뭄을 걱정하고 있다.

 금강권역만 보더라도 비교적 남쪽에 위치한 용담댐은 저수량이 예년대비 125%인 반면 보령댐은 예년대비 강우량이 50%대에 불과하여 저수량이 예년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은 7월초부터 감지되었는데 이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참 이상하네... 올해는 어떻게 비가 보령만 비켜가는 것 같아"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도 종종 있었는데, 이마저도 어김없이 보령댐 일대를 비껴갔다. 결국 8월 강수량은 예년의 43%에 불과한 101mm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상황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2015년 보령댐은 강수부족으로 인해 생공용수를 20% 절감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그 때는 하천이며, 지하수며, 농업용저수지도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없어 모두가 합심하여 인근에서 물을 끌어오는 도수로 건설사업도 하고, 물절약을 위한 절수 운동도 꽤 많이 했었다. 심지어는 어떤 지역에서는 공공시설인 체육관 등이 강제 운영 중단되는 상황까지 있었으니, 지역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서두에 말했듯 필자가 관리하는 보령댐은 이제 가뭄이 들어 8월 26일 가뭄 '경계단계'에 진입하였다. 내년 홍수기 전까지 지금처럼 비가 예년보다 적게 올 수도 있으니, 어떻게든 버텨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필자가 속한 K-water는 보령댐 도수로(최대 11.5만㎥/일)를 활용하여 보령호의 부족한 물을 채우고 있다. 이는 보령댐의 생공용수 수요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양으로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한 수량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K-water는 환경부, 충남도청, 지자체 등과 협력하여 기존 상수도 시설을 활용한 급수체계 조정, 노후관 교체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용수 확보 및 누수방지 등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동시에 용수이용 관련 정보를 각 기관별로 공유하여, 혹여 낭비되는 물이 없도록 공동의 아이디어를 모으며 함께 힘쓰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의 힘을 합칠 차례다. 충남서부 8개 시군의 주민, 이곳에 위치한 공장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도 함께 물 절약에 동참하여 보령댐 가뭄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 생활습관에서 물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첫째, 화장실 수조에 물을 채운 페트병 등을 넣는다. 둘째, 몸을 씻겨낼 때만 샤워기 사용하기 셋째, 양치컵 이용하기 넷째, 세탁물을 모아서 한 번에 빨래하기, 마지막으로 수도꼭지의 수압이 높다면 수도관 밸브를 약간 잠궈 사용하는 것도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위 방법들은 작은 실천이지만 2015년 충남도청 등 관공서가 실제 사용해서 물절약 효과를 꽤 본 방법이라니 다 같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생활 속 물 절약 어렵지 않다. 꼭 필요한 만큼, 꼭 필요한 수압으로만 사용해도 꽤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의 절약방법 중 첫번째 항목만 적용해도 화장실 1번 이용할 때마다 1L의 물이 절약된다. 이것을 약 50만 충남서부 시민들이 모두 실행한다면 하루 2천㎥ 가량의 물이 절약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 함께 모이게 된다면 보령댐 가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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