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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 발언, 일본의 그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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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8  17: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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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사설] "위안부 그거 한국만 한 것 아니다. 중국도 하고 필리핀도 하고 동남아에 다 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 무슨 배상 한 것이 없다. 한국엔 5억불 줬다.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돈을 받아 구미공단, 울산, 포항 산업단지 만든 것 아니냐. 그러니까 한국 발전의 기본을 5억불을 받아서 했다. 객관적인 평가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사인했으면 지켜야 한다. 그것을 무효화하고 돈 가져와라. 그러면 공인된 약속을 안 지킨다고 그런다."

 발언 내용만 보면 소위 '보수 우파'라 지칭되는 인물들이 자주 하는 말 같다.

 이건 충북 보은군 정상혁 군수가 지난 26일 보은군의 자매도시인 울산 남구에서 열린 '주민소통을 위한 2019 이장단 워크숍'에서 한 발언이다.

 어떤 취지였든, 아니 취지가 어쨌든 간에 이건 지금까지 일본이 우리나라에 줄기차게 주장해오고 있는 입장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말이다.

 단순 대입이 무리일 수는 있겠지만 보은군은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분인 이옥선 할머니가 해방 직후 지난 해 9월까지 정착해 살던 속리산 자락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 군수는 2017년 10월 보은읍 뱃들공원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도 참석했었다.

 저런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당시 소녀상 제막식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지 떠올리면 어이가 없다.

 이런 정 군수에 대해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같은 달 27일 정의당 충북도당 남부3군위원회 추진위원회가 규탄 성명을 낸 데 이어 28일엔 충북 3.1운동·대한민국 100주년 범도민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정 군수의 위안부 할머니 모독 망언 사과 △군수 직에서 사퇴하고 자신의 망언에 대해 책임지기를 촉구했다.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도 "경악스럽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군수가 됐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은군은 "한일 관계도 폴란드와 독일, 러시아와 핀란드 처럼 과거에 휘둘리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한다.

 정 군수도 28일 출입 기자들을 만나 "일본 아베 정권을 제대로 알고 대응하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한일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함을 알리기 위해 여러 사람의 말을 인용했는데 일부 언론이 특정 부분만 발췌·보도, 마치 내 개인 생각인 것처럼 오해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관계를 생각한다면, 정 군수의 말처럼 여러 사람의 말을 인용한다고 해도 저런 되도 않는 주장은 아예 입에 담지 말았어야 옳다.

 일본은 박근혜 정권 당시 과거사에 대해 사과는 없이 돈으로만 덮으려고 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일본의 진심이 담긴 사과다. 정 군수의 말처럼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저런 '사인'은 안 했어야 하지 않나.

 독일은 나치가 저지른 과오의 역사를 지금도 사과하고 있다.

 정 군수가 직을 내려놓을지 어쩔지는 모르나 이런 점을 항상 생각하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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