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교육의 눈]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몇 년 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 하나를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충북 음성에 위치한 ‘흙집학교’에 입소하여 일주일간 일련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이다. 교육 기간 동안 교육도 교육이지만 시멘트 건물에서 벗어나 흙집에서 숙박을 할 수 있어서 힐링이라는 의미 있는 시간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교육은 전통 구들 놓기, 벽체와 기둥 세우기, 배관, 전기, 천정 등 흙집 짓는 과정을 이론과 실습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흙집은 시멘트를 배제하고 바닥에 돌로 구들 깔아 온돌방을 설치하고 오염되지 않은 흙과 나무로 짓는 집으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습도 조절 기능이 있어 감기에 예방에 탁월하다. 흙집은 습도가 높으면 배출하고 건조하면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늘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낸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따뜻하여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둘째, 흙의 미세한 미립자 구멍은 공기를 순환시켜 정화기 역할을 한다. 흙집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을 조리해도 유해한 냄새가 짧은 시간에 사라지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가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아토피나 알레르기 및 비염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며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 흙집에서는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잠들 수 있으며 숙취 해소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흙집은 시간이 지날 수 튼튼해지는 성질이 있으며 실증을 덜 느끼고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넷째, 흙은 어디에나 있으며 건축 폐자재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흙집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흙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원상태로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흙집의 생태적 기능은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한다.

다섯째, 새집 증후군이나 라돈가스 배출이 없다. 시멘트가 주원료인 아파트의 경우 건축 후 20년 동안 라돈가스가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다가 입주 후에 페인트나 벽지, 접착제에서 발생하는 화학 성품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잘 안다.

현재 학교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일자형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방 후 저예산으로 많은 학생들을 교육시키려다가 초래한 결과이다. 최근 이러한 학교 공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다. 중요한 것은 학교 공간의 구조적 변화 보다 여기에 사용하는 건축 재료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문제가 많은 시멘트보다는 친환경적인 흙을 주재료로 학교 건물 짓자는 것이다.

흙집으로 지은 독일의 발도로프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성이고 마법의 집으로 인식된다. 교육자들은 여기서 성장하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긴다. 흙집 유치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에 생활 그 자체가 인성교육이 아닐까 싶다. 최근 우리나라 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력적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흙집학교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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