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매출 부진 원인 … 내수 활성화 절실
납품대금 조기회수 증가 … 유동성 부족 전이 우려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충북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맞아 자금사정이 어려워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는 2일 추석을 앞두고 125개 충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응답 중소기업의 56%가 응답중소기업이 자금사정 곤란을 호소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불과 6.4%에 그쳤다.

지난 해 추석에 비해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4.8%p 증가했다. 그러나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0.3%p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자금사정 곤란의 원인으로는 인건비 상승(58.6%)이 가장 많았다. 이어 판매부진(52.9%), 원부자재 가격상승(2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인건비 상승은 지난 설 자금 수요조사 이후 다시 한번 곤란 원인 1위를 기록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고용환경 변화와 매출부진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이번 추석에 평균 2억3130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자금 중 조사 시점까지 확보 못해 부족한 액수는 739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31.9%로 나타났다. 

응답업체들은 하는 수 없이 결제연기(56.5%), 납품대금 조기회수(46.4%), 금융기관 차입(30.4%) 등의 방법으로 추석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이 없다(26.1%)고 응답한 기업 비율도 적지 않았다.

특히 납품대금 조기회수 응답이 전년대비 1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유동성 부족 현상이 또다른 거래 기업으로 전이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었다.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55.6%로 전년(48.8%)보다 6.8%p 증가했다.

정률로 지급하는 업체는 기본급의 51.7%, 정액으로 지급하는 업체는 평균 78만5000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추석연휴 계획에 대해서는 평균 3.8일을 휴무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6.9%로, 원활하다는 응답(7.4%)보다 29.5%p 높아 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45.8%), 보증서 요구(32.3%), 부동산 담보요구(31.3%)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

조인희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추석 자금사정이 지속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투자 및수출부진 지속, 판매부진에 따른 내수침체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건비와 원부자재 구입에 주로 쓰이는 추석자금은 새로운 상품이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집행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에서 추석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자금흐름을 면밀하게 점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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