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언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기고] 김지언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가장 대표적 이유로 뽑히는 것 중 하나가 출산과 육아를 업무와 병행하기 쉽지 않은 사회의 구조적 현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야간 보육, 돌보미 제도 등 육아 서비스가 늘어났지만,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 기관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연근무제'이다. 유연근무제란 획일화된 근무 형태를 개인, 업무, 기관별 특성에 맞게 다양화함으로써 공직 생산성 향상과 가정 친화적 근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유연근무제의 종류로는 크게 시간 선택제 근무제, 탄력 근무제(시차 출퇴근형, 근무시간 선택형, 집약 근무형, 재량 근무형), 원격 근무제(재택근무형, 스마트워크 근무형)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시간 선택제 근무란 전일제 공무원의 근무 시간인 주 40시간 보다 짧게 근무하는 것을 말하며, 최소 주 15시간에서 최대 주 30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형태를 말한다.

탄력 근무제에는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지만, 전일제와 같이 8시간의 근무를 하는 시차 출퇴근형, 1일 근무시간을 조정하되 주 5일 근무 시간은 40시간으로 고정하는 근무시간 선택형, 그리고 1일 근무시간을 전일제보다 크게 잡지만 주 3.5일∼4일 정도로 휴일을 늘리는 집약 근무형, 출퇴근의 의무 없이 프로젝트 단위로 투입되면 주 40시간을 인정해주는 재량 근무형이 있다. 원격 근무제란 별도의 출퇴근 없이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재택근무형과 근무지가 멀 경우 자택 근처에 마련된 스마트 워크센터나 별도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근무하는 스마트 워크 근무형 말한다.

유연근무제는 공무원이 근무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일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 등 여러 상황에 놓인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장점도 있다. 인력을 유용하게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보수와 수당, 승진 등의 차별이 있고, 시간 선택제 공무원이 오전 근무를 한 후 퇴근하게 되면 나머지 근무 시간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대신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같이 일하는 동료가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도입이 비정규직 확대와 여성 일자리의 질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유연근무제가 일과 삶의 균형, 가족 친화적 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공부문에서 유연근무제가 정착된다면 이는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고, 우리 사회가 처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저출산·고령화의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유연근무제에 여러 단점을 보완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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