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도교육청이 교직원 성 비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제대로 실행돼 무너진 신뢰를 되살리기 바란다.

 도교육청은 지난 3일 잇따른 교직원 성 비위에 교원 양성단계 교육부터 제도개선 요구까지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예방 활동과 엄정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희롱과 성폭력 등 교육 분야의 성 비위 사안이 잇따른 데 따른 조처다.

 8월 초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여교사의 이야기가 본보 단독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학부모는 물론 자녀가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성년자인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것은 학생들의 정서와 인격 발달을 고양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교사의 책무를 심각하게 저버린 행위이자 학교에 대한 신뢰를 무너트린 사건이기 때문이다.

 다음 날 김병우 도교육감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국적인 입방아 오를 낯뜨겁고 민망한 사안이 촉발돼 안타깝다"며 "형사상 사안이 아니더라도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 불미한 일은 도덕적으로 공직자의 품위 문제와 관련돼 공적인 문책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해당 여교사에 대한 즉각 파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사건에 앞서 지난 6월엔 단양지역 고등학교 교사가 대전지방경찰청에 긴급체포됐다.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였다.

 또 한 고등학교 행정직원은 여교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을 받아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등 성 비위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공무원을 양성하고 임용하는 첫 단계부터 성 인지 감수성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교원양성대학과 교육실습 학교, 교직원 임용 부서 등과 협업으로 임용 전 예방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단기 대책으로는 공무원 양성 단계부터 선제적 예방 교육 철저, 교직원 신규 임용 전·후 교육 강화, 성 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원 양성 기관과의 협업, 성 비위 예방 복무 교육 시행, 선발과 면접 과정의 성인식 검증 문제 반영 등이다.

 또 성 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맞춤형 연수, 학교 관리자와 교직원 대상 성 인지 감수성 연수 강화, 청소년 성문화 축제 등 참여형 성교육 강화, 사안 발생과 처리 대응 체제 강화, 대응 매뉴얼 책자 보급, 피해자 보호와 상담 치유지원 활동 내실화 등도 추진한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수습교사제 등 교사임용체계의 제도적 개선을 교육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인턴 개념으로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동료 직원의 평가를 받아 최종 임용하는 방식이다.

 교사임용 시험 과정 중 면접 문제에 성인식 관련 사항을 포함하는 방안, 성 비위 관련 법령 기준과 징계 기준 강화 법령 개정 요청도 논의 중이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좋은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성 비위 근절 대책이 철저히 이행돼 교직원들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끝없는 신뢰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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