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각 지자체와 단체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이용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차례상 비용에서도 대형유통업체에 비해 크게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전통시장 장보기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비용절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전국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 23만2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2만9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6.9%, 4.9% 상승한 것으로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보다 9만7000원 가량 더 저렴했다.

 aT는 이 같은 가격상승이 봄철 이상 저온과 여름철 이례적인 폭염, 8월 하순부터 이어진 국지적 호우로 인해 채소·과일 일부 품목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 보면 쌀은 전년도 생산량이 감소해 전통시장 기준 32.6% 상승했다. 배추·무·시금치는 장기화된 폭염으로 인해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올랐다.

 또한 봄철 이상저온 및 여름철 폭염 등으로 사과·배는 상품과(上品果) 비중이 줄었고, 밤·대추는 낙과 등이 증가해 추석 전 가격이 전년 대비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란은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크게 증가해 전년 대비 13.8% 저렴해졌고, 북어와 조기는 재고량이 충분해 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서도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평균 22만6832원, 대형마트는 평균 30만3034원으로 전통시장이 25.1% 더 저렴했다.

 품목별로는 채소류(51.6%), 육류(30.3%), 수산물류(25.9%), 과일류(10.1%) 등 순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쌌다.

 최근 명절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차례상 준비도 온라인에서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끝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통시장 매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이나 술은 물론 준비가 번거로운 나물과 전, 송편 같은 추석 음식도 직접 만들기보다 온라인으로 완조리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이 명절 먹거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추석을 앞둔 같은 기간보다 최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추석 먹거리인 송편은 67% 판매가 늘었고,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만 하면 되는 전류는 12% 증가했다. 간단히 데우거나 끓여서 먹을 수 있는 즉석탕·찌개·찜류는 24%, 차례상에 올리는 사과와 배 등 과일은 82%, 차례용 술은 45% 더 잘 팔렸다.

 간편한 추석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세대가 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간편식을 선호하는 트랜드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올 추석에는 전통시장 나들이를 통해 작은 물건 하나라도 알뜰하게 장을 보고 훈훈한 정도 나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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