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국가채무와 재정건전성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살림이나 개인살림이나 매한가지다. 빚이 많으면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다. 잠자리에도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고름이 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빚은 달가운 게 아니다. 2023년 적자성 국가채무가 700조 원을 돌파한다고 한다. 이자비용만 16조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국가채무를 늘려나게 만드는 국가운영이 결코 바람직한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국가채무 1061조3000억 원 중 적자성 채무는 67%인 710조9000억 원을 돌파한다. 국가채무 중 적자성 채무는 올해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 740조8000억 원 중 57.6%엔 426조5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805조5000억 원 중 59.2%인 476조5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후 2021년 887조6000억 원 중 61.8%인 548조1000억 원, 2022년에는 970조6000억 원 중 64.4%인 625조 원으로 급증한다.

국가채무는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나뉜다. 외화자산 매입(외국환평형기금), 융자금(국민주택기금)으로 사용돼 채권을 회수하면 되는 금융성 채무는 상환을 위해 별도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적자성 채무는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입여건이 안 좋은데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지출 소요는 많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지면서, 이를 메우기 위한 적자성 채무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한 절감과 비과세 감면·정비, 탈루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세입 기반을 확충해 적자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자성 채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한 이자 지출 비용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 이자지출은 올해 15조9829억 원에서 2023년 20조1517억 원으로 연평균 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자금관리기금 국채이자는 올해 11조9146억 원에서 2023년 16조1807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8.0% 늘어 전체 이자지출 증가율보다 가파르다. 이는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적자성 국가 채무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 주택도시기금 국공채 이자는 올해 1조3196억 원에서 2023년 1조4931억 원으로, 우체국예금특별회계 지급이자는 올해 1조5천142억 원에서 2023년 1조6172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자지출 증가는 정부 예산 중 의무지출 총액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의무지출은 법률에 지급 의무가 명시된 예산이다. 의무지출은 올해 239조8000억 원(추경 기준)에서 2023년 302조8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1%다.

홍남기 기획재정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은 우려할 필요 없고 증세 계획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은 국가채무비율이 110%를 넘고 일본은 220%를 넘는다.”며 “우리의 재정건전성은 절대규모로 봤을 때 안정적(국가채무비율이 39.8%)이고 탄탄하다.”면서 “국가 채무가 절대규모에서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증가 속도에 대해서는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국가채무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금년도 국가채무비율이 39.8%에서 46.4%로 상승한다. 급상승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국가채무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건전재정을 반드시 운영토록 당부한다. 선심성 재정정책을 원치 않는다. 후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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