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견지해 온 재정확대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가 거듭될 수록 수입은 줄어든 반면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올 정부의 관리재정수지는 48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중앙정부 채무 또한 700조원에 육박했다.

 통상적으로 통합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지출을 단순하게 뺀 값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같은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값으로 정부의 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부 재정 상황을 평가할 때는 주로 통합재정수지가 기준이 된다.

 국세수입은 7월까지 누계 18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00억원이 덜 걷혔다. 국세수입을 비롯해 법인세와 관세는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부가가치세는 수출 감소에 따른 환급 감소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늘었다. 세외수입은 1조3000억원 감소, 기금수입은 4조2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중이라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기조에 따라 총 지출은 7월 누계 31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조5000억원이 늘었다.

 경기활성화를 이유로 정부 재정 집행실적은 20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조1000억원이 초과 집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의 빚은 7월 말 기준으로 692조2000억원을 기록해 700조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국고채권(5조6000억원)과 외평채권(2000억원)이 늘었고 주택채권(4000억원)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0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기조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이 이어지는 만큼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 말은 곧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부양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의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택한 카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나라 빚을 불려가며 경제활성화를 해야 할 지 의문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두 달 연속으로 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올해 지급 총액이 8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실업급여 지급 예정액이 7조80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연말쯤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대책 또한 단순하기 그지없다. 지급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7000억원 정도를 추가 집행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되풀이 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 부어가며 올인했던 일자리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올렸는지 평가해야 한다.

 나라곳간이 어렵다면 궁극적으로 국민의 살림살이 또한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혈세가 어디서 새고 있는 지 살펴야 한다. 현명한 살림살이는 수입에 맞춰 지출을 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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