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충청칼럼]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우리나라의 현재 합계출산율이 0.98 까지 떨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가임기간인 15세부터 49세까지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한다. 인구 정책상 인구증가의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1명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0.89 라는 수치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낮은 출산율이다. 이렇게 출산율이 세계 최고로 낮은 수준인데도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는 세계 최고여서 2050년 정도가 되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다는 서글픈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 고령화의 진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혼 라이프라는 용어가 유행을 하고 있다. 혼 라이프라는 말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말 사전과 국어사전을 다 뒤져봐도 어디에도 그 뜻이 나와도 있지 않는 이상한 용어가 사회전반에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뿐인가 텔레비전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혼자 사는 모습이 마치 모든 사람의 표본이 되는 양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혼 라이프라는 용어의 바람을 타고 모 자동차 회사에서는 ‘혼 라이프 SUV’ 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차량을 출시하고 절찬리에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모 방송국에서는 최근에 ‘혼 라이프 만족 프로젝트’를 모토로 ‘혼족어플’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이며 시청률 싸움에 끼어들었다. 그 이외에 ‘미운 우리새끼’, ‘나 혼자 산다’ 등이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상위에 랭크되면서 그야말로 혼자 사는 세상속의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우리나라가 마치 혼 라이프 속에 빠진 착각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혼 라이프란 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말 그대로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혼자 사는 사람, 즉 1인가구의 증가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현재 전체가구의 30%에 육박하고 있기에 경제 분야 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식품분야에서 즉석식품, 간편식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저출산에 따른 육아용품, 분유 등 유아식 시장은 점점 쇠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혼 라이프 문화 속에서 우리 농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혼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독립적으로 살기 때문에 우선 자유로울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참견을 받지 않기에 편안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라는 것은 늘 외로울 수밖엔 없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반려동물시장이 급성상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산업, 즉 반려동물의 사료, 간식, 용품, 하물며 의상, 장식품 까지도 시장은 확장 일로에 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혼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를 파악하고 그것을 타겟으로 농업경영에 활용하면 성공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로 농장을 만드는 전략은 외로워하는 이들을 위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들이 농장에 와서 반려동물, 또는 농장의 어떤 것들과 잘 놀고 갈 수 있도록 해주면 되는데 카페, 놀이시설, 체험시설, 볼거리, 먹을거리까지도 융복합으로 구성하여 준다면 그 농장을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아도 그네들끼리 서로 알려주고 전파하면서 순식간에 농장은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작목을 선택하는 것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업 쪽에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이미 가축으로 인정받은 곤충사육의 경우 이들의 애벌레 또는 성충을 이용한 반려동물의 사료나 간식으로 만드는 일이라든가 조류와 파충류, 곤충 등의 새로운 반려동물의 발굴과 보급,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반려동물의 번식사업을 대형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진행하는 방식 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로 현재의 농업경영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은 농산물의 포장단위를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철저하게 소포장단위로 출하해야 하며 과일의 경우도 한 가지 과일만 포장하는 획일적인 방법에서 탈피하여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컵 속에 체리와 포도, 자두를 적당히 넣어서 포장하여 편의점을 공략하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며 지금의 포도 4kg, 토마토 4kg, 쌀20kg 등의 포장은 이젠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포장단위를 연구 개발 활용하여야 한다.

이처럼 지금 우리사회에 부는 혼 라이프 바람은 분명 경제,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농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대응해야만 새로운 사회에 농업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면서 당당한 농업의 CEO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