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무더운 여름도 끝이 났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이 더위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때가 되니 그와 같은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자연의 섭리를 보고 있으면 우리 인생도 강물 이와 같은 하나의 섭리 속에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거대한 속에는 참으로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다. 저마다 의지를 가지고 먹고 마시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거대한 물줄기의 흐름을 보자면 그 강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은 강의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줄기의 흐름이 바뀌면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의 삶의 모습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다. 우리는 각자의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자신이 꿈꾸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가 계획한 길을 향해 열심히 나아간다. 하지만 조금 더 멀리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면 하나의 거대한 강이 흐름과 같은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더욱 거대한 흐름 속에서 모두가 자신 나름의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의 여러 이야기들이 한 결 같이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 흐름은 인간 개개인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 오히려 흐름의 방향에 따라서 각자 개개인이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삶이 윤택해 질 수도 있고 아니면 가난과 궁핍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그럼 이처럼 자신의 삶을 넘어서는 더 거대한 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환경의 요인들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여름의 날씨가 너무 덥다고 해서 날씨를 더 서늘하게 바꿀 수 없다. 겨울철 추위가 예년보다 더 춥다고 해서 갑자기 그 날씨를 더 덥게 바꿀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인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그러나 우리가 이런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너무 미미할 뿐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리가 손댈 수 없는 문제는 참으로 다양하고 그 범위도 상당히 넓다. 그래서 이와 같은 자신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문제를 만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그저 그 문제 앞에서 낙심하고 절망할 뿐이다.

그런데 이때 우리의 삶의 흐름을 인도하는 나보다 더 크고 위대한 손길이 있음을 인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내 손으로는 환경을 바꿀 수 없지만 내 삶을 인도하는 나보다 더 큰 손길이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통해 우리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통해서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는데 성경은 그 눈을 ‘믿음’이라고 표현한다.

이처럼 ‘믿음’이라는 것은 반드시 그 결과가 나타나야만 소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 ‘믿음’은 그 자체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그 믿음은 당장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오늘의 환경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힘들지 모르지만 상관없다. 내일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오늘 당장 내일의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내일 자신이 어떠한 환경을 만나게 될지 결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일이란 시간을 향해서 무한한 긍정의 마음을 가져보라. 그 기대감과 소망이 당장 이 순간부터 여러분의 삶을 이끄는 거대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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