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7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18일에도 또다시 발생해 정부와 지자체 등 방역당국이 확산 차단에 좀더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감염된 돼지 눈물, 침, 분변 등 분비물에 의해 직접 전파되는데 치사율이 100%에 이르러 양돈 농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잠복 기간이 4∼19일 정도고 병에 걸린 돼지는 40도가 넘는 고열과 식욕부진, 기립불능, 구토, 피부 출혈 증상을 보이다 10일 이내 폐사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일반 돼지열병과 달리 백신이 없다.

 아프리카 지역 야생돼지인 혹멧돼지, 숲돼지 등은 감염돼도 임상 증상이 없어 바이러스 보균 숙주 역할을 한다. 여기에 물렁진드기가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 돼지 등을 물어 질병을 확산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한다고 한다.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왔고 대부분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 풍토병으로 존재한다. 유럽은 1960년대 처음 발생해 질병을 근절하는 데 30년 이상 걸렸다.

 2007년 조지아에서 다시 발병하면서 동유럽과 러시아 등에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이후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했고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중국은 돼지고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애를 먹고 있다.

 북한에서도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결국 우리나라도 17일 경기도 파주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어 18일 경기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확진 농가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2건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발병 원인이나 경로를 파악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단지 북한에서 넘어왔을 것이라는 추측만 가능하고 두번째 발생 농가도 처음 발생한 파주 농가에서 5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현재 어느 지역, 어느 농가에 감염된 돼지가 있는 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전국 양돈농가가 불안에 떨 수밖에 없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확산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상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만을 기다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단지 구제역 대처 방법과 비슷하게 해당 농장과 인근 농장 돼지를 도살 처분하고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정도다.

 만일 두 건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이고 산발적으로 발병할 경우 나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돼지 사육 농민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돼기고기값이 폭등하면서 소상공인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발병이 확산되면 큰 일이다.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방역당국이 세밀한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운다면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은 남아있다. 방역당국은 더 이상의 발생 방지를 위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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