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몸이 아플 때 사람들은 약을 먹게 된다. 약을 잘못 먹으면 부작용으로 고생을 할 수도 있다. 특히 몸이 여러군데 아프면 증상에 따른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약으로부터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먹는 경우도 많다. 약은 몸을 낫게하는 치료제이면서 어느 약이든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어 남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복용하고 있는 약은 칼의 양면과 같다. 환자 치료에 득이 되는가 하면 잘못 복용하면 큰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약 과다사용 사례의 김말래 할머니는 매일 13가지의 약물을 복용하다 어지럼증, 식욕감퇴, 배뇨장애 등이 발생해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노인병 클리닉을 찾았다. 그곳에서 약 정리를 받은 후 4가지 약물만 복용한 결과 증상과 몸이 호전돼 약 바로 알고 먹자는 교훈을 얻었다. 


평소 복용하는 약물이 어떤 것들인지 잘 몰랐던 할머니는 약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꼭 필요한 약을 정확하게 복용하는 습관을 가지게 돼 건강을 되찾게 됐다는 일화가 있다.


호주에서는 환자의 가정을 방문 투약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약사가 직접 환자의 가정을 방문, 약물 관리를 정기적으로 하고 그 결과를 담당 의사에게 전송한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약물의 과잉 처방이 없는지, 약 복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환자가 전문 약국 서비스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병원에 갈 때마다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이 늘어나고 게다가 건강보조제와 한약까지 포함해 과다한 약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 


환자 가운데 5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이 전체의 46.6%라는 사실도 조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부적절 약 처방도 절반이 되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처럼 과다 복용하는 약물이 증가하면 부작용의 확률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약 과다 복용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 높은 의료 접근성, 원하면 의원·병원을 가리지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보험체계를 가지고 있는 게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바른 약을 먹자'는 계도에도 나섰다.  


의사들도 환자들이 내원 때 꼼꼼히 따져 약을 처방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유럽처럼 환자 가정을 방문 체크는 하지 못할망정, 약의 부작용과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해주는 의료행위가 이뤄지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의사, 약사의 지시대로 제대로 알고 약을 복용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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