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6개월 앞… 후보 못 구해
“더 늦어지면 필패” 당원 불만
한국당, 바닥 민심 훑기 ‘잰걸음’
정의당, 오는 28일 지역위 창당

“전략도 없고, 사람도 없다.”

충북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원은 22일 이렇게 토로했다.

내년 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후보군조차 내세우지 못하면서 당내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분위기상 후보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어서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총선을 겨냥해 명절 인사를 담은 플래카드를 내건 민주당 인사는 한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인지도가 높은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를 고사해 애초 계획이 어그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사레를 치는 사람들은 대개 공통적으로 지역구가 워낙 넓어 단기간 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 당선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오리무중 구도’가 조성된 것은 이 지역 선거 사상 전례를 찾기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정치적 활동을 제한받는 공무원 신분인 김재종 옥천군수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다.

선거 전략과 인물 영입 등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

자칫하면 선거도 치르기 전에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6월 동남 4군 선거구 지역위원장에 공모했던 A씨는 “출마를 준비할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지만, 공식행사에 등장할 수조차 없다”면서 “‘거물급’ 인사 영입을 고대하며 마냥 시간만 보내는 것은 총선을 망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 B씨(54·옥천읍 금구리)도 “하루빨리 유력 주자를 내세워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며 “더 늦어지면 필패론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전열을 정비하고 지역 바닥 민심 훑기에 들어갔다.

당내에 특별한 경쟁자가 없어 당내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한 박덕흠 의원은 추석 전후로 동남 4군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64억원 확보 소식을 전하며 지역발전에 매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별교부금은 말 그대로 ‘특별한 재정 수요’가 있는 사업에 대한 예산확보인 만큼 국회의원의 정치력이나 정당 내 위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정의당은 오는 28일 옥천 ‘둠벙’에서 남부 3군 지역위원회를 창당하고 총선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옥천·영동=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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