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 대전제일고 배움터 지킴이

 

[기고] 김천섭 대전 제일고 배움터 지킴이

우리주변에는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서 둥지를 틀고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이 3만 명이 넘고 있다. 그들은 어떤 이유로든 내 고향 내 부모 형제와 원치 않은마음 아픈 이별을 뒤로 한 채 북한을 탈북하여 남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늘 외롭고 쓸쓸함 속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지난 7월 서울지역에서 탈북민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 있었다. 죽음 앞에 그들은 왜 세상을 달리해야 했는지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잘못인가? 그들의 주거를 보호하는 지지체와 신변을 보호하는 경찰, 취업을 도와주는 노동청 등으로 부터 사각지대에서 보호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싸늘한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 탈북민 모자의 명복을 빈다.

필자는 공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 그들과 약 30여년을 함께해 왔다. 무엇이든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으로 다가섰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탈북 과정에 받은 스트레스로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과 아픔을치유하지 못하고 병마와 싸우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탈북민도 많다.

내가 제2의 직장인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하는 봉사자로 위촉 되어 근무하던 지난해 4월 중순 어느 여고생이 청소년 사생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으로 받은 부상 (니트로 자전거1대, 상금 10만원)을 탈북민 자녀에게 물품과 상금을 선뜻 기부하겠다면서 상담 차 찾아왔다. 갸륵하고 아름다운 마음에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부상과 상금을 초등학생 둔 탈북민에게 전달을 하였고 착한 마음을 가진 기부천사에게는 고마움을 표창장으로 대신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다른 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 봉사자 활동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버리기 아까운 메이커가 있는 중고유모차가 있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한치의망설임도 없이 찾아가 감사한 마음으로 가져와 공직에 있을 때 함께했던 탈북민 가족들에게 연락해 중고 유모차지만 깨끗하게 사용하던 물건이 있는데 필요한분을 부탁하자 곧바로 젊은 탈북여성이 출산 4개월 남았는데 태어날 아기를 위해 쓸 수 있도록 달라고 하여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여 거주지까지 직접 찾아가 전달해 주자 환한 미소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비롯 사용하던 물건이지만 감사하게 받고 행복한 마음으로 작은 나눔 실천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기분 좋은 아름답고 뿌듯한 하루였다. 평생을 수 많은 탈북민들과 함께하고 가슴으로 이어온 따뜻한 희로애락의 기억 속에서 많은 물질적인 도움은 부족하지만 나눔을 같이하고 호흡 할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우리 주변에는 마음으로 소외 받는 소년. 소녀 가장과 한 부모가족 그리고 고향을 뒤로 한 채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 둥지를 틀고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에서부터 다문화 가정에 이르기까지 나눔이란 디딤돌을 함께 걸으며 나눔을 함께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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