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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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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30  14: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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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독립운동가요 교육자인 길영희(1900~1984)선생은 제물포고 초대교장이다. 안창호와 함께 민족 계몽운동에 앞장서 ‘유한흥국(流汗興國)’을 교육의 지표로 세웠다. 땀을 흘려 일하여 나라를 일으키자는 것이다. 1956년 봄 교직원 회의에서 '무감독 시험'을 제안했다. 당시로선 생각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얘기였다. 반대도 많았지만 그 뜻을 관철시켰다. 무감독 시험은 지금까지 그 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학생들은 시험시작 전에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는 선언을 하고 무감독 시험을 치른다. 무감독 시험제도를 처음 시행하니 전교생 총 569명 중 53명의 학생이 60점 이하를 받아 낙제를 했다. 낙제한 그들에게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제군들이야말로 믿음직한 한국의 학도”라고 칭찬한 뒤 “다음에 좀 더 열심히 노력해 진급하도록 하라”고 격려했다. 낙제점수를 받았던 이들은 다음 학기에 모두 진급했다.

평안북도 희천군에서 태어난 길영희 선생은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시절, 학생대표로 3·1운동에 참가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받고 옥고를 치렀고, 창씨개명을 거부하며 강직하게 살았다. 평양고등보통학교 시절 만난 함석헌과 사귀었고, 안창호를 만나 민족의 앞날을 논의하였다. 함석헌 선생은 후일 '이상(理想)의 인간 길영희 선생'이란 제목의 글에서 “맹렬한 교육활동을 한 교장자격 있는 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은 독특한 지식과 기술의 전문가인 교사와 신체적·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있어서 미숙한 학생과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의 학습을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학생의 인간적인 성숙을 기하기 위한 인생의 안내자로서, 또는 사회의 가치와 생활양식을 대변하는 모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1차적 동일시(identification)대상이다.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에 의해 모방된다.

교육에서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뢰는 필수조건이다. 최근 5년 동안 충북에서 310건의 교권침해가 있었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상해·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등 교권침해를 당했다. 특히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한 사례도 엄청나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권침해는 교사들로 하여금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극도로 위축시킨다.

교육 현장에서 교권 침해를 넘어서 교육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욕설이 난무하는 한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교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워한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 무서워 교실에 들어가기조차 무서워서야 무슨 교육이 되겠는가. 교권이 무너지면 더 이상 이 사회는 희망이 없다.

인재 양성을 위해 '민족의 얼'을 천명하고, 이를 형성하는 3가지 기본정신으로 애국심, 정직성, 근면성을 강조한 길영희 교장선생님! 교훈을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고 정하고 나라의 선비(國士)를 기르는 교육철학을 실천하던 교장선생님들이 새삼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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