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세계 경제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대외 개방성이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당장 내년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수출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피습과 국제유가 상승은 또 다른 복병이 될 전망이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펴낸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9'에 따르면 유엔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1.7% 성장률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20년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해 글로벌 경제에도 침체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 관련 지표는 이미 부진하다. IHS 마킷이 집계하는 JP모건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9.5로 4달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2012년 이후 가장 장기간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한일 무역갈등을 비롯한 교역 문제도 큰 암초다.

 지난해 3월 미국이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인상하면서 본격화된 미중 무역 분쟁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서 촉발해 백색국가 제외로 이어진 한일 무역갈등도 당면한 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원유시설 피습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도 예상치 못한 복병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말까지 10달러 더 오를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p 내려 1.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42개 경제전망 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올해 2.0%, 내년 2.2%다.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내년 성장세가 올해보다 나쁘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을 2.0%로, 내년을 1.8%로 제시했다.  국가미래연구원도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년은 1.9%로 전망했다.

 경총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는 48.7%의 기업들이 2022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다음은 2021년 상반기(15.6%), 2020년 하반기(14.3%), 2021년 하반기(13%), 2020년 상반기(8.4%) 순이었다.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글로벌 무역환경이 예측불허다.

 정부는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과감한 산업구조조정으로 비효율성을 줄여나가야 한다. 구조혁신과 함께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철폐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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