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2019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는 두산 베어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등이 뒤를 이으며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지난 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이글스는 9위로 곤두박질 쳤다.   

 6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포스트시즌 2차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을 벌였다. 두 팀이 3년 만에 준PO 1차전에서 다시 만난 가운데 키움이 1-0으로 승리했다. 키움은 이날 0-0으로 맞선 9회 나온 박병호의 끝내기 중월 홈런에 힘입어 LG 트윈스를 1-0으로 따돌렸다. 이에 앞서 4위 LG는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 해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본 한화이글스 팬들은 '남의 집 잔치'만 바라보고 있다. 한화는 2018년 77승 67패 승률 0.585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멋지게 승리하며, 와일드카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2019시즌을 리그 9위로 마감했다. 1년만에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한 것이다.

 한화는 올해 58승 86패 승률 0.403으로 리그 9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가을야구를 기대한 한화 '보살팬'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컷으나 투타 엇박자 속에 실망만 안겨줬다. 팬들은 올 시즌 지난 해 성적 이상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6월 이후 전환점을 만들지 못한 채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명 이용규 항명사태 등 팀 중심이 흔들린 부분도 있지만 어린 유망주들의 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팬들의 비난은 '선수단 운영'을 맡고 있는 구단 수뇌부와 한용덕 감독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취임한 박종훈 단장이 '육성'과 '뎁스 강화'를 외쳤지만 3년 동안 성과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단장은 수시로 '육성'과 '뎁스'를 강조하며 이전 한화 수뇌부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박 단장 체제 3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화는 육성에서도, 뎁스 강화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감독도 지난 시즌 이뤄낸 성과로 영웅 칭송을 받았지만 베타랑들과의 불화설과 특정 선수 기용 등 리더십에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다. 

 이 같은 팬들의 실망감은 관중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2014년~2017년에는 경기 당 평균 8000~9000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지난 해에는 평균 관중 1만명 시대(1만 196명)를 맞았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 이후 관중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7월에는 4000명이 경기장을 찾은데 이어 지난 달 4일에는 3841명만이 입장했다. 프로스포츠는 성적이 하락하면 팬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화 구단은 2020 시즌 절치부심을 선언했다. 한화가 올시즌 부진을 딛고 내년 시즌 말로만 '육성'과 '뎁스 강화'가 아닌 '비전'과 '계획'을 갖고 다시 비상(飛上)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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