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前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목요사색] 권신원 前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얼마 전 태풍 ‘타파’와 ‘미탁’이 한반도를 관통하여 적지 않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다. 그 영향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제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발생하여 북진하고 있다. 다행히 태풍의 진행 경로가 한반도를 빗겨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그 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적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여 칭하는데, 헤리케인이나 사이클론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북태평양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것을 태풍(Typoon)이라 한다.

태풍은 주로 여름에 발생되어 우리나라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역대로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은 유독 가을에 집중되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끔찍했던 피해를 떠오르게 하는 태풍 ‘매미’를 비롯하여 ‘나리’와 ‘곤파스’ 등이 9월에 발생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가을 태풍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2003년 9월에 발생한 태풍 ‘매미’에 의한 피해규모는 인명피해 130명, 2006년 환산가격기준으로 재산피해 4조 2225억 원이며, 4,089세대 1만 975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주택 42만 1015동과 농경지 3만 7986ha가 침수되었다. 그밖에 도로·교량 2,278개소, 하천 2,676개소, 수리시설 2만 7547개소가 유실되거나 파괴되었다. 어마어마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학자들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우리나라에 머무는 뜨거운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태풍이 한반도로 상륙하는 확률이 적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장자리로 밀려나면서 이 자리를 따라 태풍이 막힘없이 상륙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가을에 발생하는 태풍은 한반도를 향할 가능성도 높고, 우리나라에 머무는 서늘한 공기와 태풍의 뜨거운 공기가 부딪히면서 바람도 거세지고 강수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발생 했다 하면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여름철에는 태풍이 올 것을 예상하여 기상 상황에 관심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하는 반면 가을이 오면 태풍 피해에 대한 인식이 무뎌지고 상대적으로 여름 태풍보다 강력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태풍에 더 큰 피해를 가을에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고 해수면이 높아짐에따라 태풍의 강도도 점차 강해질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추운 겨울에도 태풍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예상하고 대비하면 그 피해는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 안전재난관리시스템을 더욱 스마트하게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를 비한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선의 의지를 높이기 위한 국민적 관심도 중요할 것이다.

가을엔 단풍과 낙엽의 낭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풍의 위협이 있음을 알고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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