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올해로 100회째를 맞는 전국체육대회가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에서 개최되면서 의미를 더했지만 대회 운영에 있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컨테이너 상황실, 경기장 주차비 수수, 지역에 분산된 경기장, 시민들의 무관심, 자원봉사자 늑장 배치, 불결한 운동장 화장실 등 갖가지 문제점이 도출됐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올라 온 각 시·도 상황실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아닌 1주차장 부지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마련했다.

기존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어느 지역이든 개회식이 열린 종합운동장 내 사무실에 각 시도 상황실을 마련해 편의를 도모했다. 잠실종합운동장에도 상황실을 마련할 공간이 충분히 있었다고 시도 체육회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서울시는 물론 운동장 내에 상황실을 마련했다. 주차장에 설치된 컨테이너 상황실을 보면 마치 난민촌이나 재해 대피소를 연상케 했다.

컨테이너 상황실에는 에어컨마저 설치돼 있지 않아 각 시도 체육회와 교육청 직원들은 업무에 애를 먹었다. 주차장에 있으니 자동차 매연을 마셔가며 일을 해야 했다.

더 큰 불만은 경기장 주차료 징수에서 나왔다. 각 지역 체육회와 교육청, 취재진은 엄밀히 따져봤을 때 이번 전국 체전의 직접적인 관계자다.

서울시는 그런데도 각 경기장마다 선수단 차량, 시도 체육회 임직원 차량, 취재 차량 가릴 것 없이 주차비를 내놓으라고 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강력한 항의로 서울시가 부랴부랴 주차권을 배포했지만 선수 응원단과 취재진, 각 시도 체육회, 교육청, 의회,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미 비싼 주차료를 낸 후였다.

경기장도 서울 이외 지역까지 분산해 열리면서 선수 지원단들은 전국으로 흩어져 지원에 나서야 했다.

서울 시내만 하더라도 거리가 만만치 않은데 인천, 대구, 김천, 양양 등 경기가 분산돼 열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겠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대회 홍보도 미숙했다. 서울 시민 1000만명이 다 알 수는 없었겠지만 100회 전국체전 개최지라는 차원에서 더 알리고 관심을 유도했어야 한다.

자원봉사자 배치도 늦어졌다. 자원봉사자는 4200여명에 달하고 전업주부부터 휴가를 낸 직장인 봉사자까지 적지 않다. 서울시는 경기장 변경을 이유로 미루다 개회 3일 전인 지난 1일 새벽에서야 직무배치를 공지했다.

배치가 누락된 봉사자들이 발생했고, 불만이 잇따르면서 3일 2차 직무배치가 됐다. 어느 자원봉사자는 "동네 운동회 알바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메인 경기장인 잠실종합운동장 화장실은 불결 그 자체였다. 육상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많은 응원진이 찾았지만 화장실마다 더러운 휴지가 수북이 쌓여있고 오물이 묻어있었다.

도무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종합운동장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못할 정도다.

각 시도 체육회는 이번 대회 운영의 심각성을 보면서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리는 49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걱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회를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나타난 많은 문제들을 살펴보고 추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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