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한화이글스에 또 한명의 레전드가 돌아왔다. 한화는 지난 8일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10대 단장으로 선임했다. 정 단장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2년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통산 161승을 거둔 뒤 2009년 한화이글스에서 은퇴했다. 2000년부터 두 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일본 야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한화이글스에서 1군과 2군 투수코치 등을 맡았고, 2015년부터는 MBC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야구에 대한 식견을 넓혔다. 

 한화는 정 단장이 중장기적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의 비전을 실현하고, 현장과 함께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단장이 강팀 재건을 위한 개혁의지가 강하고, 이글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선수단과의 소통 및 공감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단계별 성장을 위한 로드맵과 운영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면서 강팀 도약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화가 정 단장을 선임하면서 지난 해 영입한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장종훈 코치 등 레전드 출신들이 다시 뭉쳤다. 이들은 내년부터 '이글스 영광 재현'에 나서게 됐다. 정 단장과 한 감독, 송·장 코치는 1999년 우승 멤버다. 특히 송진우 코치(21번)와 정민철 단장(23번), 장종훈 코치(35번) 등 3명의 등번호는 현재 한화의 영구결번이다. 이들이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1990년대 한화(옛 빙그레)는 수차례 한국 시리즈에 직행 하는 등 강팀으로 군림 했었다.  

 14일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가는 정 단장은 "우수 선수 육성이라는 팀 기조를 중심으로 구단 전체가 정밀한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수립해 가겠다"며 "이를 통해 한화이글스가 다시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한화가 다시 강팀이 되기 위해 정 단장이 풀어야 할 팀내 산적한 문제가 많다. 한화는 지난 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나, 올해 주전들의 부상과 베테랑들의 갈등 표출 등 투타에서 균열을 보이며 9위로 떨어졌다. 

 정 단장은 1년 전 LG 트윈스의 단장으로 선임된 차명석 단장과 비교되고 있다. 차 단장은 LG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약한 뒤 방송 해설위원을 거쳐 친정팀 LG에 단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해 8위였던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을 보강해 4위에 올랐다. 또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제압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으나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적은 차 단장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이글스도 한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관심이 많은 정 단장이 부임하면서 팀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한화의 '보살팬'들은 정 단장이 한 감독 등 레전드들과 옛 영광을 재현해 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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