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관 훼손에 알레르기 유발
민원 대상 천덕꾸러기 전락
600그루만 남아 체면 구겨

[천안=충청일보 박보겸 기자] 충남 천안시의 시목(市木)인 능수버들이 미관 훼손, 알레르기 유발 등의 사유로 천덕꾸러기가 돼 시내권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능수버들은 능소아가씨와 박현수의 전설을 간직한 천안의 대표적 상징물로서 지난 1960년 시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시내권 상가 지역에서는 간판을 가려 영업에 방해가 된다거나 미관 훼손, 알레르기로 인한 눈병 발생을 비롯해 빨래 널기가 힘들다는 민원 대상이 되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게다가 수령이 오래돼 내부에 동공이 생겨 부패하고 무성한 잎과 줄기의 무게를 견디지 못 해 태풍 등이 발생하면 자주 넘어져 시내권에서는 제거 대상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시는 격년제로 줄기를 제거하지만 곧 무성해지는 잎과 줄기로 인해 상가 지역에서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960년 시목으로 지정될 당시 가로수의 70%까지 차지했던 능수버들이 2002년에는 가로수 1만8891그루 중 4.8%인 913그루로 줄었고, 2011년에는 전체 4만498그루의 가로수 중 2% 수준인 648그루까지 줄었다.

 현재는 천안대로와 단국대 입구 등지에 140그루, 태풍 영향으로 쓰러진 원성동 버들로 지역에 60그루, 삼룡동 지역 100그루 등 겨우 600그루 정도만 심겨져 시목으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여기에 천안시 양묘장에서조차 가로수로 심을만한 성목이 없고, 묘목이 심겨져 있어 향후 보식이나 새로운 식재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어서 시내권에서 능수버들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됐다.

 시 관계자는 "능수버들이 민원 대상이 되면서 시내권에는 더 이상 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그나마 도로 폭이 넓고 시민들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 심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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